임윤아는 사실 그룹 소녀시대 데뷔보다 한 달 일찍 첫 드라마 촬영을 했다. 그러나 소녀시대로 오래 활동을 했고, 자신을 널리 알렸다. 소녀시대 윤아와 배우 임윤아의 경계선은 어디일까.
윤아는 지난 13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더 케이투'(THE K2)에서 고안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SM커뮤니케이션 센터 2층에서 윤아를 만났다. 떨리는 마음으로 매 질문 신중하게, 다소 느리게 대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더 케이투' 종영 소감은
"제작발표회 때부터, 스스로에게 도전하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선택하고 작품을 고른 거라고 말씀드렸었다. 기존에 보여드린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안나 캐릭터를 선택했는데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 같다. 좋은 선배님, 배우분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던 기회였다. 연기자로서 배우고 얻은 점이 많았다."
-송윤아와 대립하는 역이었다
"만나면 으르렁 대지만 사실 안나가 최유진(송윤아 분)한테 상대도 안 되는 신이 많았다. 막상 (송)윤아 언니랑 같이 붙으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제 에너지가 많이 끌어올려졌고, 언니 에너지를 많이 받기도 했다. 언니 에너지를 받았기에 안나와 유진의 감정선이 잘 보일 수 있었다. 촬영하고 나서 윤아 언니에게 '언니 에너지를 받고 안나-유진의 감정선이 잘 표현된 것 같다, 언니 덕분에 안나가 잘 표현된 것 같다'고 감사 문자를 넣기도 했다. 그 이후로도 감정신이 있을 때마다 언니가 알려준 게 많았다. (지)창욱 오빠도 마찬가지였다."
-지창욱과 호흡은 어땠나
"유진과는 서로 으르렁대는 감정이었고 김제하(지창욱 분)와는 말랑말랑하게 멜로로 붙어야 하는 감정이었다. 서로 좀 다른 눈물을 흘리는 신들이 있었다. 유진과는 분해서 우는 거였고 제하랑은 아파서 우는 거였다. 그런 감정신을 할 때마다 두 분 다 저를 편하게 만들어주려고 많이 이끌어주셨다. 후반부로 갈수록 그런 감정선을 많이 잡아주려고 하셨다. 많이 편해지려고 노력했다. 편해진 것 같다."
-소녀시대 윤아와 배우 임윤아, 그 사이에서 고민은
"소녀시대 데뷔 한 달 전에 첫 드라마를 촬영했었다. 소녀시대 데뷔를 하고 나서 시간이 지난 다음에 연기를 접한 게 아닌 거다. 워낙 소녀시대라는 팀이 잘 되다 보니 그 팀에 대한 인식이 강해진 것 같다. 그렇다고 굳이 소녀시대라는 수식어를 없애고 싶거나, 부정하고 싶거나, 피하고 싶진 않다. 그로 인해 얻은 것도 분명히 있으니까. 대중 입장에서 보면 내가 연기를 하더라도 '소녀시대' 느낌이 먼저 드는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이제 연기를 하면 배우로 봐주셨으면, 무대에 있을 때 소녀시대로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어떻게 하면 내가 배우로 보일 수 있을지가 고민이다. 윤아의 연기를 먼저 봐주시고 그 다음에 '그리고 쟤 소녀시대 멤버잖아' 이렇게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이 된다. 물론 소녀시대로 활동하고 무대에 있을 때는 소녀시대를 먼저 떠올려주셨으면 좋겠지만…."
-좋다. '더 케이투' 자신의 연기에 점수를 매기자면 몇 점인가. 만족하는지
"좋았던 점도, 아쉬운 점도 있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점수를 매기기가 어렵다. 아쉬운 점이 많이 남는다. 이런 느낌의 연기를 처음 보여드리는 거라 극 초반에는 내가 안나 캐릭터를 좀 어색해한 감이 있었다. 보는 분들이 날 낯설어하지 않으실까 싶기도 했다. 그런 생각 없이, 처음부터 아예 확신을 갖고 자신있게 했으면 좀 더 안나가 매력적으로 비칠 수 있었을까 라는 질문을 되새겨 보곤 한다. 안나의 감정선이라든지, 다른 인물들과 관계의 경계선을 잘 이어줬어야 했는데 그런 이음 부분이 아쉬운 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