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이자 CJ E&M 신입 PD인 고(故) 이모씨의 유가족 측이 CJ E&M에 사과를 요구했다.
유가족 측은 18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입장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고인은 학교 다닐 때부터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들을 위로해 줄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드는 PD를 꿈 꿨다. 그래서 CJ E&M에 입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입사한 이후 1년 동안 세월호 가족, KTX 승무원 등을 자기 월급을 털어 후원했다"며 "사람들을 위로하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과 다르게 드라마 현장은 혹독한 정글이었다. 노동은 고강도였고 현장은 권위적이고 폭력적이었다. 고인은 고통스러운 현장을 견디기 어려워했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얼마나 고통스러운 밤을 보냈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CJ E&M 측의 대응에 대해서는 "CJ E&M은 고인의 죽음이 '개인이 나약해서 그런 것이라며 문제가 많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며 "몇 차례 간담회를 CJ E&M와 가졌지만 CJ E&M은 답변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사과도 없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게 이 기업의 현실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유가족 대표는 "시청률을 위해 한 젊은이의 생명은 중요하지 않았다"며 "아들의 삶을 매도한 것과 죽음에까지 몰고간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또 다른 죽음이 나오지 않도록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돌아온 건 전혀 없었고, 반성도 없고 개선도 없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작품은 누구를 위한 작품이더냐. 아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해달라"고 눈물을 보였다.
한편 '혼술남녀' 조연출이였던 신입 PD 이모씨는 드라마가 종영한지 이틑날이자 입사한지 9개월 되는 지난해 10월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모씨의 유가족은 '혼술남녀' 근무 환경과 제작진의 폭언이 자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CJ E&M 측의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