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김희선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커피숍에서 JTBC ‘품위있는 그녀’ 종영 기념 인터뷰를 갖고 드라마 비하인드 스토리와 자신의 연기관을 솔직하게 전했다.
‘품위있는 그녀’에서 김희선은 비주얼, 재력, 인품 등 모든 걸 다 가진 여자 우아진으로 안방극장을 울리는 깊은 감정연기를 선보이며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만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편의 불륜을 안 후 송두리째 달라진 자신의 인생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은 물론, 이를 극복하는 전개까지 김희선이 연기한 우아진은 시청자들을 끝까지 몰입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이끈 인물이었다.
Q. ‘품위있는 그녀’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결과를 예상했는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지, 예상하지는 못 했다. 잘 돼서 주변에서도 다들 좋아했다. 첫 출발이 좋지는 않았다. 처음 방송되고 시청률(2%)을 보는데 ‘잘못 나왔나’ 싶었다. 내가 종편 세대가 아니지 않나. 드라마를 하면 3, 40% 시청률 나오던 시대를 산 세대다. 지금 9% 나왔는데 전국이 난리라고 하니까 잘 실감이 안 난다. (웃음)”
“10% 정도 나왔는데 이렇게 반응이 뜨겁다. 조금 억울하다. (웃음) 시청률 집계 체계가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백미경 작가에게 ‘이왕 JTBC 기록 깬다면 언니가 세운 기록을 깨는 것이 낫지 않겠나’ 고 말한 적은 있다.”(‘품위 있는 그녀’ 최종회는 12%를 기록했다.)
Q. 호평이 많다. 또 한 번의 전성기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22년째 재발견이다. (웃음) 기자간담회 때도 이야기했는데 기분 좋으면 좋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내가 (예전에도) 그렇게 터무니 없이 못 했나 그런 생각도 들면서. (웃음) ”
Q. ‘품위녀’의 성공요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이런 대본이 없다. 정말 (백) 미경이 언니 칭찬해 라고 하고 싶다. 첩을 괴롭히는 방법도 여러 가지구나 싶었다. 한 대 쥐어박고 따귀 때린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를 더 수치스럽고 고개를 못 들고 다니게 한다. 나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이라면 (품위녀 방법을) 한 번쯤 써먹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너무 허무맹랑한 이야기면 ‘뭐야 저게’ 할 텐데 내가 보면서도 기가 막힌 방법들이었다.”
Q. '품위녀' 우아진과 김희선은 어떤 점이 닮았나.
"우아진은 물론 품위가 있지만,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 악착같이 살았다. 자기 삶을 개척해 나가려는 것이 보인다. 태생이 뼛속부터 금수저라면 내가 연기하기에 고민도 하고 어려웠을 텐데,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우아진도 가지고 있더라. 생활력이나, 혼자 있을 때는 엉뚱해지는 면 등이 그 예다. 그러니 연기하기 편했다."
“40대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보통 연하와 사랑에 빠지거나, 그런 것인데 우리 드라마는 그런 로맨스도 없고 그저 20년 전 언니들이 둘이 나온 것 아닌가. 그래서 초반에 기대감도 덜했던 것 같고. 사실 나이도 먹고 자격지심도 생기고 더 불안한 마음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삼순이’ ‘토마토’ 언니들 나온다고 해도 이제 큰 관심이 없지 않나. 두려움이 많았다.”
Q. (이영애, 고소영 등) 앞서 복귀한 다른 여배우들의 결과가 아쉬움이 컸다.
“그런 이야기는 아무래도 조심스럽다. 다 잘 되면 좋은 것 아닌가. 그저 그때 함께 활동했던 배우들의 파워가 세지는 느낌이라는 평은 좋다. 언제든, 누구든 잘 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요즘에는 정말 나 뿐만 아니라 모두가 다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Q.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나.
“일단 마지막 방송을 보고 계획을 세우려 한다. 첫회 2% 나왔을 때 나와 22년간 같이 일한 매니저에게 ‘이민 가자’고 했다. (웃음) 말아먹은 것 같아서 얼마나 하소연을 했는지 모른다. 매니저가 살이 많이 빠졌을 것이다. 그때의 계획은 농담삼아 그랬는데, 이후 반응이 너무 좋으니 기쁘다. 아직 계획은 없는데, 곧 ‘섬총사’ 촬영에 들어간다. 그때 생각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