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새로운 실험을 한다. 드라마 시간대였던 월화 심야 10시에 예능 프로그램 '리틀 포레스트'를 편성, 사상 최초로 '월화 예능'을 선보이는 것. 오는 8월12일 처음 선보일 '리틀 포레스트'는 마음껏 뛰놀 곳 없는 요즘 아이들에게 푸른 자연 속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공해 청정' 예능을 표방한다. 단순한 육아 예능이 아닌, 자연 속에서 아이를 키우는 시청자들의 로망을 실현하는 콘셉트다.
이서진 이승기 박나래 정소민이 출연을 확정해 첫 촬영을 마쳤다. tvN '꽃보다 할배'에서 할배들을 모시던 가이드 이서진이 이번엔 아이들의 '츤데레' 삼촌이 됐고, 이승기는 아이들을 좋아하는 완벽한 '돌보미'가 된다. 또 평소에도 보육 봉사를 다닐 만큼 아이들과 친근한 '프로 돌봄러' 정소민, '금손' 박나래가 의기투합했다.
'집사부일체'에서 만난 이승기와 함께 이 프로그램을 꾸린 김정욱PD(프로듀서)와 최영인CP(기획 프로듀서)는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모처에서 취재진과 만나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김정욱, 이하 김) SBS가 그동안 파격적인 편성을 시도해왔다. 최근 사례는 금토드라마 '열혈사제'도 있었다. 회사 내부 편성팀에서 여러가지 시도를 하면서 도전을 하고 있다. 다양한 플랫폼이 있고, 반드시 한 프로그램을 일주일씩 기다려서 보는 시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영인, 이하 최) 시청트렌드가 변하면서 여러가지 실험을 하고 있는 거다.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봤고, 장기간 지속되는 예능보다 두 달 동안 짧게 방영되는 형식에 도전했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연속극을 보듯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왜 '아이 돌봄' 키워드인가.
▶(김) 요즘 층간소음, 미세먼지 문제 등 아이들이 뛰어놀 곳이 많이 없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많았고, 그걸 현실적인 부분과 더해 풀어보고 싶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자연 속에서 함께 지내는 것은 어떨까 생각했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창의력, 오감을 자극하는 건데 자연 속에서 뛰어놀 때 더욱 좋을 것같다는 생각에 기획했다. 나 역시 어릴 때 그런 환경에서 자라왔고 앞으로 아이를 낳고 키울 것이니까 더욱 관심을 많이 가진 소재였다. 또 '집사부일체'를 연출하면서 만난 이승기씨가 아이를 엄청 좋아하고 관심이 많다. 우리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아이들의 성장이 중요하다고 하더라. 이승기씨가 이 프로그램의 씨앗이 되어줬다.
▶(최) 30대 남자가 아이를 좋아하는 것은 진짜 좋아하는 것과 그냥 좋아하는 것의 차이가 있다. 이승기씨는 ('집사부일체'에서) 이대호 선수 집에 갔을 때도 카메라가 돌거나 아닐 때나 아이를 정말 잘 보더라.
▶(김) 예능적으로 장치를 두지는 않았다. 이들이 진심으로 아이를 잘 돌보는 것을 담는다.
▶(최) 어른 네 명과 아이들 사이에도 충돌이 있고, 어른들 사이에서도 나오는 케미스트리가 있다. 이승기 이서진은 독특한 브로맨스가 있고, 이서진과 박나래도 원래 잘 아는 사이어서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나온다. 그 느낌이 재미있다. 연속극을 보듯이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집사부일체'의 이승기와 '리틀포레스트'의 이승기는 어떤 차이가 있나.
▶(김) '집사부일체'에서 이승기씨는 리더이고,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정말 아이를 위한 한 명의 30대 남자다. 더 생활적이기도 하고, 더 청정하고 순박한 이승기씨의 모습이 보일 거라고 생각한다.
-출연진이 전원 미혼이다.
▶(김) 꼭 미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고 멤버들을 모으다보니 미혼이 됐다. 육아에 통달한 분들보다 이분들이 어떻게 육아를 할지 (시청자들이) 더욱 궁금해할 것 같다. 박나래씨는 어릴 때 시골에서 자라 우리 프로그램과 딱 맞는다.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것도 많고 또 워낙 재미있는 분이기도 하다. 정소민씨는 예전부터 부모님과 보육원 봉사활동을 다녔다고 하더라. 경험이 많은 분이다. 그런 점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프로그램에는) 숨은 진주같은 분이다. 예능에 출연할 생각이 없었는데, 아이들을 너무 좋아해서 출연했다.
▶(최) 처음에 이승기씨와 케미스트리가 잘 어울리는 분들을 캐스팅하고 싶었다. 이서진씨는 이승기씨와 워낙 친하기도 하고, '꽃할배'를 하면서 '케어'의 아이콘이 되지 않았나. 그런 분이 아이들을 만났을 때는 어떨지 궁금했다. 정소민씨는 진심으로 아이들을 좋아하더라. 우리 프로그램의 취지에 정말 잘 맞는다.
▶(최) 이서진씨가 뭔가 호들갑스럽게 하는 성격은 아니다. 그런데 정확한 포인트에서 정확한 케어를 해주더라. 신뢰가 많이 쌓였다.
▶(김) 처음에 아이들을 대하는 걸 어려워 하긴 했다. 첫 녹화에서 애드링 다가올 때는 멀리서 바라봤는데, 촬영 끝날 때 즈음에는 엎드려서 밥 먹여주더라. (웃음) 메인 셰프가 이서진씨인데 아이들 음식 생각밖에 안 한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깊은 보조개 미소가 나온다.
-'이서진 예능'이라고 하면 이미 tvN의 히트 예능들이 있는데.
▶(최) 모든 관찰예능이 다 tvN스타일은 아니지 않나. 이런 프로그램은 당연히 출연자의 숨은 매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서진씨와 아이들의 만남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나. 그리고 기존 프로그램과는 멤버들이 다르니까 이 조합에서 나오는 다른 케미스트리가 있다.
-아이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발했나.
▶(김) 다양한 시청자들도 우리 아이이거나, 옆집 아이처럼 느낄 수 있도록. 최대한 다양한 배경의 아이들을 찾고 싶었다. 다양한 배경에서 자란 아이들을 모았다.
▶(최) PD들, 작가들이 아이 인터뷰도 하고 집에 가서도 보고 유아원에 가서 친구들이 어떻게 노는지도 관찰했다. 서너번은 만나면서 가까워졌고 부모님들과도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다.
▶(김) 이서진씨도 안전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제작진도 이에 대해 대비를 많이 했다. 그래서 팀 닥터가 촬영장에 상주한다. 제작진 수도 많아서 아이들의 안전을 우선으로 고민을 하고 대처하고 있다.
-이 외에도 '돌봄, 케어' 예능들이 나오고 있는데 식상하다는 우려가 나올 수도 있다.
▶(김) 기존의 육아 프로그램은 부모가 일대일 케어를 하는 것이었다. 돌봄 프로그램이 나오는 것은 사람들의 니즈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사회적으로 이걸(돌봄 문제) 당장 해결할 수는 없지만, '리틀 포레스트'를 통해 자연 속의 육아는 어떤지 보여주려고 했다.
▶(최) 아이들을 돌보는 것 자체가 사람들이 관심이 있는 주제이지 않나. 그런 관심을 반영한 거라고 생각한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많은 이들이 바라고 원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이지 않나. 그걸 '리틀 포레스트'에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방향으로 영향이 있길 바란다. ('리틀 포레스트'를 통해) 호캉스(호텔 바캉스) 한 번 하는 것보다 자연 속에서의 하루 보내는 걸 생각할 수도 있고, 여러 변화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의 육아 팁 등 정보 전달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