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 최순실의 전 남편 정윤회의 아들이자 배우인 정우식 캐스팅 특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우식 캐스팅 특혜 논란 중심에 선 MBC 측은 일찍이 해명 입장을 내놨지만, MBC 내부에서 자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특혜 의혹을 완전히 걷어내지 못했다. 게다가 언론 단체들이 해당 특혜 논란을 두고 이 역시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 15일 경향신문은 정우식의 캐스팅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한 차례 정우식의 캐스팅 특혜 의혹이 있었지만 당시 정우식은 직접 인터뷰에 나서며 아버지 정윤회와 일찍이 인연을 끊었고 특혜를 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경향신문은 "MBC 수뇌부가 정우식을 특정 드라마에 출연시키고 특정 배역을 주라고 현장 제작진에 여러 차례 청탁을 넣었다"고 좀 더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게다가 정우식으로 인해 오디션 자체가 쓸모없어진 적도 있다는 보도도 충격을 안겼다. MBC 수뇌부의 이 같은 압력으로 인해 100명 넘는 신인 남성 연기자들이 응시했던 오디션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는 것. 이는 장근수 드라마 본부장이 오디션에 참가하지도 않았던 정우식을 캐스팅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었고, 결국 정우식은 해당 배역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MBC 안광한 사장이 이 배후에 있었다고도 전해졌다.
이후 장근수 드라마 본부장은 이날 저녁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성장 가능성 높은 배우를 캐스팅해 그 역량이 드라마에 반영되도록 하고, 이를 독려하는 것은 총괄책임자이자 드라마본부장의 역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정우식은 이미 몇몇 드라마에서 주요 역할을 맡은 적이 있으며 연기력을 평가받고 캐스팅된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또 정우식의 캐스팅은 기획사 및 제작사 관계자들의 추천에 따른 것이라며 이를 두고 "통상적인 캐스팅 방식"이라고도 해명했다. 여기에 정우식의 활동명이 지금과는 달랐으며 당시 이수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그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전혀 알 수 없었다고 해명을 더했다. 이후 논란이 계속되자 다음날 다시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를 흠집 내려는 시도에 대해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9일 MBC 사내 게시판에 MBC 드라마국 김민식 PD가 사측의 입장에 반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그는 "본부장님께서 때로는 제작사 대표를 통해서, 때로는 연출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특정 남자 배우를 반드시 드라마에 출연시키라고 종용하셨다"며 "대본을 보고 극 중 주인공 남동생 역할을 지정해 캐스팅을 주문하신 일도 있다"고 폭로했다.
또 출연료를 높이면서까지 정우식을 캐스팅하라는 지시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비중이 없는 신인치고 너무 높은 출연료를 불러 제작진이 난색을 표했을 때는 '출연료를 올려서라도 반드시 캐스팅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며 "지난 몇 년간 그 배우의 출연작 리스트에는 KBS나 SBS가 없었다. 종편이나 케이블 방송에 출연한 적도 거의 없다. 오로지 MBC였다. 그래서 더 부끄럽고 슬펐다"고 탄식했다.
이와 관련해 언론 단체들은 20일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 앞에서 '언론장악 방송농단 특검 수사요청 기자회견'을 열고 정우식의 MBC 드라마 특혜 출연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특검 측에 의뢰했다. 이들은 "이 사건은 정윤회가 청와대 권력을 등에 업고 방송 운영에 부당하게 개입하거나 외압을 행사한 사건"이라며 "특검법 입법 취지와 수사 대상 및 수사 목적에 비춰 볼 때 수사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의뢰 이유를 밝혔다.
MBC 내부에서 양심에 호소하는 현직 PD의 고백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방송계 정유라 사건'은 진실을 제대로 밝힐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게 됐다. 실제로 정우식은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 MBC 드라마 7편에 조연 혹은 단역으로 출연해왔다. 데뷔 후 타 방송사 드라마 2편과 영화 2편을 제외하고 MBC에서만 주로 활동했다. 또 다른 출연작인 OCN 드라마 '실종느와르 M' 역시 MBC C&I가 제작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