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오성이 갈고닦은 연기력으로 캐릭터의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 News1star/KBS2 ‘장사의 신-객주 2015’ 캡처
배우 유오성이 ‘객주’에서 막장을 뒤엎는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4일 밤 10시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장사의 신-객주 2015’(극본 정성희, 이한호 / 연출 김종선, 이하 객주) 12회에서는 자신의 손으로 누나 천소례(박은혜 분)를 수장시키는 천봉삼(장혁 분)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길소개(유오성 분)는 천소례가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천소례를 죽일 계획을 세웠다. 그는 천소례와 천봉삼의 만남을 막고, 천소례의 악행을 꾸며내 천봉삼 손으로 누나를 죽일 수 있도록 상황을 조작했다
이후 천봉삼은 길소개와 함께 천소례를 납치했고, 천소례의 악행을 일일이 열거하며 그의 죄를 벌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천봉삼을 알아본 천소례는 비극적인 재회에 눈물을 흘렸지만 이를 알지 못하는 천봉삼은 천소례를 수장시켰다.
이야기 전개만 두고 본다면 ‘객주’는 막장 논란을 피해가기 어렵다. 동생이 자신의 손으로 누나를 죽이는 것은 상식으로 이해 불가하다. 상식 밖의 일이 펼쳐졌을 때 우리는 ‘막장’이라고 부른다. ‘객주’는 어떨까. ‘객주’는 지금 ‘막장’과 ‘웰메이드 사극’ 사이에서 아슬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배우들의 열연은 잘 만들어진 사극에 힘을 실어 준다. 장혁, 유오성, 이덕화 등 출연 배우들의 이름만 열거해도 ‘믿고 보는 사극 배우들’이라는 칭찬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이들의 연기력이 막장을 피해가고 시청자들의 충성도를 끌어 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막장 논란도 곧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보여준 유오성의 연기는 막장 논란을 지우기 충분했다. 극중 길소개는 자신의 손으로 천소례를 죽이진 않았지만, 그의 죽음과 무관하다곤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천봉삼이 천소례를 죽이기로 결심하게 만든 장본인이 길소개이기 때문이다. 그는 죽은 천소례의 환영을 보며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천소례 앞에서 그동안의 고초를 토로하며 눈물을 흘렸다.
길소개로 분한 유오성은 이순간 모든 감정을 쏟아냈다. 천소례에게 그간 있었던 일들을 말할 때는 눈앞에 정말 천소례가 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몰입도 높은 연기력을 선보였다. 그는 천소례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며 불안해하다가도 천오수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사실을 떠올리며 다시 분노했다. 이후에는 천봉삼과 함께 셋이서 행복한 삶을 꿈꿔본 적도 있다며 행복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급변하는 감정은 유오성의 얼굴과 목소리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됐다. 유오성의 연기내공은 길소개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며 시청자들을 설득했다. 막장으로 연결되는 길소개의 행보는 그렇게 유오성의 연기력을 덧입고 면죄부를 얻었다.
물론 언제까지 배우들의 연기로 막장 논란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 ‘장사는 언제하나’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객주’가 보여주고자 한 메시지를 속히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