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배우 문성근이 18일 오전 블랙리스트 피해자로 조사를 받기위해 참고인 신분으로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9.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배우 문성근이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연예인으로 처음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그는 후배 김민선이 최대 피해자라면 악성 댓글을 멈춰 달라고 부탁했다.
문성근은 18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한 블랙리스트 연예인 첫 소환조사에 앞서 취재진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블랙리스트가 발표된 다음에 명단을 들여다봤다. 이 안에 최대 피해자는 김민선(김규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왜 그러냐면 영화 감독이 상업 영화가 막히면 저예산 독립 영화를 만들면 된다. 가수와 개그맨은 방송 출연이 막히면 콘서트를 하면 된다. 그런데 배우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배우의 일생을 보면 20대, 30대에 연기력을 키우고 이름을 알려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 그러면서 40대까지 활동하면 제대로 굴러가고 50대, 60대를 넘기면 대체불가능한 배우가 된다"고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김민선의 피해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김민선 배우는 한창 자신을 키워갈 30대 초반에 불이익을 받았기 때문에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며 "따뜻한 관심과 격려해달라. 악성 댓글은 폭력이다"라고 당부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국정원의 수사의뢰에 따라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이다. 문성근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피해 연예인으로서 이날 조사를 통해 당시 문화·연예계에서 받은 불이익 등에 대해 진술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조사결과,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 재직시기인 2009년부터 2011년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연예계 인사 82명을 선정해 방송출연 중단, 소속사 세무조사 추진, 비판여론 조성 등 퇴출압박 활동을 했다.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인사는 문성근을 포함해 배우 명계남, 김민선 등 8명, 이외수·진중권 등 문화계 인사 6명, 이창동·박찬욱·봉준호 등 영화 감독 62명, 윤도현·故신해철 등 가수 8명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