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이 자신의 군 면제 판정을 둘러싼 대중의 비난과 추측에 맞섰다. 유아인의 소속사 UAA 측이 3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악의적 음해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 앞서 유아인은 다섯 번의 신체 검사를 받은 후 지난달 27일 병무청으로부터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한 바 있다. 당시 소속사 측은 공식입장에서 "유아인은 기존 질환으로 인해 이날 병무청으로부터 '현역 자원 활용불가',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고, 이에 대한 대중들의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이에 소속사 측은 억측과 추측이 확대, 확산되자 추가 입장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공식입장을 통해 UAA 측은 "해당 판정의 모든 과정은 비리나 기피와 같은 어떠한 부정행위 없이 국가기관에 의한 철저한 검사와 확인 등의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이뤄졌다"며 "건강상의 문제와 이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은 누구도 쉽게 짐작하거나 대신할 수 없는 철저한 개인의 문제이며 불가피한 병역 면제의 판정이 야기할 수 있는 경력상 문제들 역시 온전히 배우 개인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배우의 건강 문제와 개인정보가 수차례에 걸쳐 알려졌고 이러한 일들이 배우의 병역 문제에 대한 불필요한 억측과 논란을 가중시켰다"며 "사실과 무관한 위법적 음해와 악의적 논란이 배우의 고통을 더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추후 근거 없는 억측과 비방으로 배우의 경력과 이미지, 개인의 인격과 진정성을 해치는 모욕,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개인 정보 침해 등의 모든 악의적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대응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알렸다.
하지만 이번 공식입장도 대중의 의문을 해소해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소속사는 유아인에 대한 악위적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번과 같은 입장은 대중의 궁금증만 더욱 키웠다. 강경대응 보다 중요했던 구체적인 설명이 빠졌기 때문이다. 면제 판정에 대한 공식입장을 전했을 당시에도 "기존 질환으로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만 밝혔고, 이후 네티즌들은 골종양이 악성이냐 양성이냐에 대해 설왕설래하기도 했다. 대중은 유아인의 군 면제를 맹목적으로 비난하고 있는 것이 아닌, 개인의 건강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속사는 이번 공식입장에서 유아인의 건강 문제와 이에 따른 군 면제 판정을 개인의 문제로 치환했지만, 유아인이 그간 공적인 공간에서 자신의 군 입대와 관련한 발언을 공동의 화두로 내놨다는 점에서 모순을 느끼게 한다. 그는 영화 '베테랑'과 '사도' 인터뷰 그리고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기자간담회 등에서 스스로 군 입대 의지를 재차 밝힌 바 있다. SNS와 공적 공간에서 개념적인 발언을 공론화하는 유아인이라는 배우에 대한 대중의 호감도와 신뢰도가 커졌던 만큼, 대중은 그의 입대 의지를 하나의 공언으로 받아들였기에 비난 여론이 형성된 셈이다.
의지가 있다면 질병 치유 후 입대할 수 있다는 병역법도 또 다른 화두가 되고 있다. 현재 병무청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병역법 65조 8항에 따르면 지방병무청장은 질병 또는 심신장애가 치유됐거나 학력이 변동돼 현역 또는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원하는 사람에 대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처분을 취소하고 병역처분을 변경할 수 있다. 병무청 대변인실 관계자는 뉴스1에 일반인뿐만 아니라 유아인에게도 이 같은 병역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룹 2PM 옥택연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 그는 허리 디스크로 공익 판정을 받았으나 수술을 받고 현역을 자원했다.
군 입대 문제는 현재 대한민국 국민 정서상 가장 예민한 담론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없다면 추측과 억측은 되풀이 될 수밖에 없고, 대중은 면제 대상에 대한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유아인은 소속사 공식입장 발표 전 SNS 활동을 재개했지만 이번 일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간 개방된 SNS에서 자신의 의견을 전하는데 거침이 없던 행보와는 사뭇 다르다. 대중은 비난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알고 싶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대중을 외면한, 설득의 의지가 없는 무조건적인 강경대응을 시사한 이번 공식입장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