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극본 박은령 / 연출 윤상호)가 종영했다. 사임당(이영애 분)과 이겸(송승헌 분)의 재회를 그리며 아련한 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1월 처음 방송된 '사임당'은 기획 단계부터 줄곧 '기대작'이라고 불렸던 대작이었다. 기존 드라마에서 보기 힘들었던 인물인 사임당을 그린다는 점, '대장금'으로 한류의 선두에 선 이영애와 송승헌이 출연을 결정한 점이 그 이유였다. 또 1년 가까운 시간 공을 들여 촬영한 점도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화권 내 방영 계획이 어긋나고, 한국 방송도 지연되는 등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사임당', 이영애 송승헌의 ‘이름’이 주는 힘은 대단했다. 첫 방송은 15.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로 시청자의 기대감을 읽을 수 있지만,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24회는 6.1%의 굴욕적인 시청률 낙제점을 받았다.
‘사임당’은 사전제작 드라마라 재편집이 어려운 여건에도 재편집 및 수정 보완 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떠나간 시청자를 돌아오지 않았고, 시청률 반등에 실패했다. ‘사임당’은 당초 계획된 30부작에서 2부를 축소해 28부작으로 종영했다.
높은 기대감 속에 시작된 ‘사임당’은 왜 초라한 마무리를 하게 된 걸까. 이영애, 송승헌이 가진 인지도야 이견이 없지만, 새로움은 없었다.
그렇다면 극에서라도 활력이 느껴져야 했지만 ‘사임당’의 늘어지는 전개는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두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긴장감 없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모습이 ‘재미’를 만들기는 힘들었던 것.
때문에 '흥행요소'라는 ‘타임슬립’을 덧칠했음에도, 빠른 템포와 참신한 설정을 좇는 시청자들은 오히려 ‘철 지난 유행가', '옛날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는 평가를 내렸다.
‘산소같은 여자’ 이영애의 시간을 거스르는 미모는 감탄할 만 했지만, 배우로서의 흡인력에는 의문 부호가 붙었다. 이영애가 ‘사임당’의 가장 큰 존재감으로 자리 잡아야 했지만, 이영애는 ‘사임당’안에서 부자연스러웠던 것. 이영애의 10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는 그렇게 ‘아쉬움’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