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지아가 '무수단'을 통해 스크린에 복귀한다. '여성 영화'가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든 요즘, 한국형 여전사가 탄생할 수 있을지 영화계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무수단'은 비무장지대에서 벌어진 의문의 사고 이후 그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최정예 특임대가 벌이는 24시간의 사투를 담은 미스터리 스릴러다. 남성들의 세계로 통용되는 '군대'에서 여군이 극을 이끄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이지아는 유학파 엘리트 장교로 분했다. 캐릭터 포스터 속에서 보이는 날카로운 눈빛과 어딘가를 향해 총구를 겨눈 모습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지적이고 신비로운 매력을 강조해왔던 이지아는 이번 영화를 통해 특유의 강인한 카리스마를 발산할 전망이다.
김민준, 도지한, 김동영, 오종혁, 박유환 등 개성 넘치는 남자 배우들과의 조합도 궁금증을 더한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사건을 추적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특임대 5인과 이들을 쫓는 북한군이 만들어낼 차진 긴장감이 극의 관람 포인트다.
'여배우들을 위한 영화가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충무로에서 '한국형 여전사' 도전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비록 주요 출연진이 여배우들로 꾸려진 온전한 여성 영화는 아니나, 남성들 사이에서 앞장서는 여성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여배우가 '남남케미'를 보조하던 여타 작품들과는 다른 색채를 띄는 것은 분명하다.
최근 극장가에서 여배우 중심의 영화가 전혀 시도되지 않은 것은 아니나, 실제로 흥행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열악한 상황에서 여성 영화를 제작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지닌 전도연 마저도 흥행 참패의 날카로운 칼날을 비켜가진 못했다.
물론 여배우들이 감수해야 하는 부분도 많다. '무수단'에서 군인 연기에 도전한 이지아 역시 육체적인 고통을 토로하며 "내 마음과는 다르게 남자들을 따라가는 게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탈진 상태로 기절을 할 만큼 촬영 내내 혼신의 힘을 다했다.
지난 2013년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로 이혼녀의 심리를 밀도 있게 그려낸 이지아는 따뜻한 모성애 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엄마와 군인, 180도 다른 변신에 나선 '무수단'에선 어떤 연기 투혼을 불사를까. 오는 2월 25일 확인할 수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