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영화관과 놀이공원 등 문화·여가 업계가 황금연휴를 맞아 모처럼 시름을 덜었다.
황금연휴 특수가 '반짝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가정의달, 생활방역 전환, 보복소비 심리 확산 등으로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영화관, 연휴 관객 4월 절반 육박…코로나 공포증·콘텐츠 부족 '불안요소' 여전
7일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연휴 시작 전날인 지난달 29일부터 어린이날인 5월5일까지 극장을 찾은 관객은 총 56만253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4월 총 관객수 97만2476의 절반을 훌쩍 넘는 수치다. 특히 5일까지 5월 첫 닷새 동안 관객수는 38만3726명으로, 29~30일을 제외한 4월 관객수(79만3665명)의 절반에 육박한다.
일별 관객수도 가시적으로 신장세를 보였다. 지난달 29일 관객수는 7만1905명으로 4월 일별 관객수가 처음으로 5만명대를 넘었다. 30일은 10만6906명으로 지난 3월14일 이후 한달 반만에 10만명대를 돌파했다.
5월 1일은 7만147명, 2일 7만4703명, 3일 7만4924명, 4일 4만9252명, 5일 11만4700명이었다. 평일인 4일이 가장 적은 4만명대를 기록했지만 이 또한 연휴 직전 주말인 지난달 25~26일 평균 관객수(4만6333명)를 약간 웃도는 수치다.
때마침 황금연휴와 맞물려 코로나19의 기세가 눈에 띄게 주춤해지고, 신작들이 속속 개봉한 것이 관람객들을 다시 극장으로 불러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5월 중순까지 국내외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할 예정이어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변수만 없다면 극장가는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변수는 있다. 먼저 영화관은 여전히 코로나 사태로 인한 제도·심리적 불안요소가 적지 않다. 영화관은 공간적 특성상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방역(생활속 거리두기)으로 전환한 이후에도 가장 큰 제한을 받는 곳 중 하나다.
정부는 생활방역의 하나로 영화관·공연장의 경우 한칸씩 띄어 지그재그로 앉아서 관람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방침대로라면 연인들이 나란히 앉아 영화를 즐기는 '극장 데이트'는 불가능하다. 또 하나는 영화산업의 최대변수인 '콘텐츠'다. 개봉예정작들이 줄을 잇고 있지만 시민들이 불안감을 감내하고서라도 극장을 찾을만한 '인기작'이 나와야만 한다.
지난달 29일부터 5일까지 가장 많은 관객이 찾은 영화는 어린이날을 겨냥한 애니매이션 '트롤:월드 투어'였다. 트롤은 스크린 독과점 우려 등으로 메가박스에서만 개봉했지만 이 기간 관객수는 9만42명으로 전체 상영작 중 16.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어린이날 특수를 톡톡이 누린 트롤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영작이 부족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화관 관계자는 "다양한 영화들이 속속 개봉하고는 있지만 오는 20일 개봉하는 '침입자들' 외에는 대작이라고 할만한 작품들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결국 20일 후가 분기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추세로 봤을때 코로나19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영화·문화계에 다시 시선을 돌리는 시민들이 차츰 많아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생활방역을 준수하면서도 관객들이 좋은 영화를 통해 힐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