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스타' 드럼 독주회에 이은 또 한 번의 감동 콘서트였다.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이 사상 초유의 3곡 콘서트를 개최한 가운데 굉장한 대가들이 무대를 채웠고, 그 끝에는 전설 심성락의 등장이 준비돼 있었다. '놀면 뭐하니?'의, 또 한 번의 놀라운 빅픽처였다.
지난 28일 오후 6시30분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에서는 신인 유산슬의 1집 굿바이 콘서트 '인연'이 개최됐다. 약 700명의 관객들이 객석을 가득 채운 가운데, 굿바이 콘서트는 윤영인 단장이 이끄는 베테랑 연주자들의 손 끝에서 만들어진 웅장한 음악으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윽고 유산슬이 철가방에서 등장해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끌어냈다. 화려한 꽃장식이 돋보이는 핫핑크 슈트를 입고 더욱 노련해지고 여유로워진 무대 매너를 선보인 유산슬. 그는 '합정역 5번 출구'를 열창했고 이에 관객들은 유산슬 응원봉인 '짬봉'을 흔들며 유산슬 응원법을 외쳐 더욱 하나가 되는 콘서트를 꾸몄다.
유산슬은 "못 갈라서 이대로 / 2집 가자 유산슬" 응원에 맞춰 폭발적인 무대를 마무리했다. 신인으로 발표한 곡이 2곡 밖에 되지 않아 콘서트는 '합정역 2번 출구'가 끝나자마자 절반이나 지나가버렸다. 이후 유산슬은 '사랑의 재개발'을 열창,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며 시간을 순삭(순간 삭제)시켰다.
순식간에 끝나버린 콘서트에 유산슬은 멋쩍어 했고, "지금 노래 두 곡을 다했다. 너무 죄송하고 아쉽지만 유산슬 1집 콘서트는 여기까지다. 늘 건강하시길 바란다. 일단 다음에 더 길게 알찬 무대로 돌아올 것을 약속드린다. 일단 감사드린다"고 인사한 뒤 무대 뒤로 사라졌다. 다행스럽게도 유산슬은 '사랑의 재개발' 애타는 버전을 준비해 앙코르 무대를 꾸몄고, '퇴근길 영상'을 공개하며 퇴장해 웃음을 더했다.
'부캐' 유산슬은 퇴장했지만 '본캐' 유재석이 무대 위로 올라 능숙한 진행을 이어가 환호를 자아냈다. 유재석의 진행 속에 유산슬 탄생에 기여한 트로트 베테랑들의 열정적인 무대가 이어졌다. 연말 행사로 바쁜 가운데서도 발표곡이 2곡 밖에 되지 않는 후배 유산슬을 위해 흔쾌히 무대에 오른 진성과 박상철 홍진영 김연자. 이들은 자신들의 단독 콘서트마냥 뜨거운 무대 매너를 보여줬고, 유산슬에 대한 애정을 아낌 없이 드러냈다.
열광의 무대가 남긴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유재석이 "이분의 음악을 안 들어본 사람 없다고 할 정도로 우리 곁에 늘 있었던 분"이라며 "유산슬 음악을 갸륵하게 생각해주셔서 이 자리에 함께 해주셨다.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전설 시대를 연주한 마에스트로"라고 소개한 이가 영상을 통해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아코디언 연주가 심성락이었다. 하림 배철수 유희열 임진모 등이 극찬한, "대중음악사 그 자체" "음악사 산증인"이라고 소개한 심성락의 업적이 공개됐다.
트로트부터 성인가요까지 60년간 대중음악과 함께해온 심성락에 대해 유희열은 "작업 안 한 가수를 찾는 게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고, 임진모는 "한국 가요의 시작점으로 올라가면 음악의 중심이다.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중심적인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심성락은 영상에서 "저는 손가락을 하나 못 쓴다. 네 개 갖고 하는 거다. 운지법도 다르다. 내가 개발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유희열은 "선생님의 연주는 그 분의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긴 느낌이 강하다. 아코디언을 들으면 눈물이 난다"고 고백했다.
이어 심성락이 연주한 유명 영화 및 광고 속 음악이 흘러나왔다. 대중들에게도 익숙한 OST였다. 대중 음악 곳곳에 심성락의 흔적이 느껴졌다. 배철수는 "선생님께서 무대에서 연주 안 하신다는 얘길 들었다"는 말을 전했고, 유희열은 "고민 많이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어깨에 멜 수가 없어서 악기가 나한테 필요 없다는 얘길 자주 하셨다. 그럼에도 듣고 싶다고 하면 흔쾌히 연주를 들려주시는 걸 보면 천생 음악인이구나 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소개 영상이 끝난 뒤 유재석 하림의 도움을 받아 무대에 오른 심성락은 등장만으로 감동과 울림을 안겼다.
심성락 섭외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전설의 등장이었다. 유고스타 드럼 연주로 시작해 고 신해철 미발표곡으로 끝난 드럼 독주회처럼, 신인 유산슬로 시작해 심성락의 등장을 보여준 뜻밖의 감동의 콘서트였다. 유산슬 기획사 대표인 김태호 PD의 빅픽처가 드러나면서 시청자들 역시 크게 감동 받았다. 김태호 PD가 유산슬을 데뷔시키면서 시청자들은 기존 예능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인물들과 마주할 수 있었다. 유산슬 이름을 작명해준 진성부터 정차르트 정경천, 박토벤 박현우, 이건우 작사가, 짜사이 김도일 작곡가 등 다양한 인물이 '놀면 뭐하니?'를 채웠다. '뽕포유'를 전설 심성락이 장식하면서 다양성에 대한 의미가 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