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길창주(이용우 분)는 드림즈 신임 단장 백승수(남궁민 분)에게 과거를 공개했다.
길창주는 백승수를 비롯한 드림즈 관계자들이 미국에서 외국인 용병을 영입하는 과정에 도움을 주고 있었다. 코디네이터인 그가 사실은 놀라운 실력을 갖춘 메이저리그 투수 출신 '로버트 길'이었던 것.
백승수는 숙소 근처에서 홀로 연습 중이던 길창주의 실력에 감탄했다.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파워와 정확도를 보여줬기 때문. 하지만 길창주는 복귀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군대에 가지 않고 미국 국적을 얻었다는 게 이유였다.
길창주는 "제가 지금 국적이 미국이다. 국적 회복도 어렵고 협회 징계가 걸려 있어서 활동을 못할 텐데, 누가 저 같은 선수를 데려가겠냐. 제가 미국으로 오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 했다. 무기한 자격 정지 상황"이라며 "징계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저는 그저 병역을 기피한 죄인일 뿐이다"고 털어놨다.
특히 당시 군대에 갈 수 없었던 이유를 고백했다. 길창주는 "사실 아내가 많이 아팠다. 심장에 종양이 있어서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한국에는 대기자가 너무 많았다. 아픈 아내를 혼자 두고 한국으로 돌아가 군대를 갈 수 없었다"고 설명해 눈길을 모았다.
그는 이어 "만약 그때 돌아갔더라면 아내는 지금 제 곁에 없었을 거다. 아내 곁을 지키는 건 제 선택인데, 저 때문에 아내를 비난 받게 할 수 없었다. 다행히 아내는 많이 건강해졌고 후회는 없다. 이기적으로 보였을 거다. 아니 저 이기적인 거 맞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길창주는 "용서 받는 것도 기대 안한다. 야구로 속죄하겠다는 얘기는 안 해야 하지 않겠냐. 남들에게 박탈감 주고 좋아하는 일로 속죄를 한다, 이건 말이 안 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길창주는 "가끔 메이저리그 뛰었던 선후배들이 그런 말을 한다. 은퇴는 한국에서 하고 싶다고. 그런데 저는 그런 말조차 할 자격이 안 된다. 그래도 자포자기하는 건 아니다"며 "아내가 임신을 했다. 책임질 사람이 하나 늘었다. 어깨가 무겁긴 해도 아내와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면 막 힘이 난다"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결국 백승수는 그 어떤 외국인 용병들보다 실력이 출중한 길창주를 영입하기로 마음먹고 모든 상황을 정리했다. 길창주는 아내에게 "나 다시 한국 갈 수 있게 됐어"라며 감격에 찬 모습을 보였지만, 귀국 기자회견에서 "지금이라도 군대에 가는 건 어떠냐"는 예상 밖의 질문을 받으면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한편 '스토브리그'는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뜨거운 겨울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