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영화계 침체도 계속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2월 말 그리고 이달 초 개봉이 예정됐던 신작들은 줄줄이 개봉을 연기했고, 당초 3월 개봉 예정이었던 디즈니 영화 '뮬란'도 개봉을 미뤘다. 오는 4월 개봉 예정이었던 '007 노 타임 투 다이' 또한 오는 11월25일로 개봉이 밀리고 말았다. 박스오피스 1위 영화의 평일 관객수는 1만명대로 대폭 하락하면서 그대로 개봉을 진행하는 영화들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 가운데 지난 5일 일부 신작들은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예정대로 개봉을 진행했다. 외화 '더 보이2: 돌아온 브람스'(이하 '더 보이2')와 강말금 윤여정 김영민 윤승아 배유람 주연의 한국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이날 개봉해 극장에서 상영을 시작했다. '더 보이2'는 이날 170개 스크린에서 4624명(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의 일일관객수를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4위로 출발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1698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1위에 안착했다.
이와 관련해 '더 보이2'의 한 관계자는 6일 뉴스1에 "'더 보이2'는 5일 개봉을 결정하고 이에 맞춰서 마케팅 스텝을 밟아왔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사안으로 인해 개봉 연기를 내부적으로도 논의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개봉일을 연기하더라도 리스크를 마찬가지로 똑같이 안고 갈 수 있다는 점에서 당초 예정일에 맞춰 개봉을 진행하게 됐다. 현 상황이 아쉽기는 하지만 예매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고, 찾아주시는 관객들이 있어 2~3주차에도 열심히 홍보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영화제 및 언론의 호평도 상당했던 작품으로, 개봉을 연기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한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이 영화의 한 관계자도 "연기된 개봉일을 확정하지 않는 한 개봉일을 다시 잡는 것도 쉽지 않다. 이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외에도 다른 영화들도 마찬가지라 계획했던 일정에 맞춰서 진행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독립영화 및 예술영화관들이 휴관하긴 했지만 일반 상영관에서의 상영 일정도 비교적 많이 잡힌 상황으로, 그런 측면에서 스크린수는 많아지긴 했지만 대구 지역과 기타 지역의 예술영화관 등이 휴관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신작들의 개봉이 계속해서 연기되고 있는 가운데 개봉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영화들도 많다. 통상적인 극장가 비수기인 2~4월에 개봉을 계획했던 중소 수입사 및 배급사의 외화나 작은영화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개봉일을 다시 잡기 쉽지 않은 데다 이미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면서 개봉일 변경은 어려워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개봉을 연기한 상당수의 작품들이 4월 개봉을 대기하고 있는 만큼, 유례 없는 개봉 대란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코로나19로 인한 직격탄은 3월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영화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