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가 지난 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됐다. © News1star / SBS '용팔이' 캡처
'용팔이'가 마지막회가 맞나 싶을 정도의 급한 전개를 보여줘 보는 이들을 당황하게 했다.
지난 1일 밤 10시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극본 장혁린, 연출 오진석) 마지막회인 18회에서는 간암에 걸린 한여진(김태희 분)이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나고 김태현(주원 분)과 함께 행복해지는 이야기가 전개됐다.
이날 마지막회는 김태현이 한여진의 간암 투병 사실을 알게 되는 것부터 살려내는 것까지 급하게 진행됐다. 김태현은 해킹을 통해 CT 사진을 구해온 사람 덕에 한여진이 간암 2기라는 것을 알았고, 여집사(김현숙 분)의 도움을 받아 한여진을 구출해 입원시켰다.
남편의 죽음 후 한여진을 몰락시키려 했던 이채영(채정안 분)의 마지막도 당황스러웠다. 김태현에 의해 정신을 차린 한여진은 자신의 집에 모인 이채영과 한신그룹 간부들 앞에서 "이 사람들 모두 끌어내"라고 호통을 쳤다. 김태현이 사전에 경찰과 협력해 도둑이 들었다는 신고를 했고, 한신그룹 사람들은 경찰에게 끌려갔다.
이들의 마지막 모습은 이게 전부였다. 한여진이 마시는 물에 독극물을 넣어 간암에 걸리게 한 이채영은 이 장면에서 끌려가는 것으로 더 이상 마지막회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채영이 어떤 벌을 받았는지, 악랄했던 한신그룹 임원들이 어떻게 됐는지는 대사를 통해서도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
한여진이 수술을 받게 되는 과정도 예상과 다르게 전개됐다. 수술을 할 수 있을만한 의사가 없어 한여진은 죽음을 받아들이려 했다. 한여진은 김태현에게 바람의 언덕에 가고 싶다고 했고, 김태현은 바람의 언덕에서 한여진의 손에 반지를 끼워줬다. 김태현의 품에서 한여진이 정신을 잃으면서 슬프지만 납득이 가는 엔딩을 맞이하는가 싶던 것도 잠시 뜬금없이 신씨아(스테파니 리)가 데려온 용한 돌팔이, 새로운 용팔이가 등장했다.
새로운 용팔이에 대한 정보도 하나 없이 김태현과 이과장(정웅인 분)은 그와 함께 한여진의 수술을 집도했다. 엄청난 능력이 있어 수술을 맡은 것 같던 새로운 용팔이지만 수술에서 큰 역할을 했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한여진을 살리기 위한 깜짝 등장에 불과했다.
종영 시간에 쫓기면서 한여진이 김태현과 재회하는 장면도 급하게 마무리됐다. 김태현의 목소리를 들은 한여진은 눈을 떴고, "나 누구인지 알겠어?"라는 김태현의 질문에 "용팔이"라는 답을 하면서 그대로 끝이었다. 차라리 한여진이 죽는 것으로 결말이 나는 게 나았을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용팔이'는 근래 드물게 20% 시청률을 돌파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회 연장이 되면서 연장된 2회에서 어떤 것들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했지만 이날 마지막회는 오로지 해피엔딩을 위한 달리기였다. 시청자들의 사랑에 대한 보답이 이런 마지막회였을까 싶을 정도로 마지막 같지 않은 마지막회는 찜찜한 기분만을 남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