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예년과 마찬가지로 MBC '무한도전' 역시 올해의 프로그램상의 막강한 수상 후보로 거론돼 왔다. '무한도전'은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시청자가 뽑은 올해의 프로그램상을 수상한 바 있다. '무한도전'이 자타가 공인하는 '국민 예능'으로 사랑받고 있는 데다 올해 역시 '국민의원'과 '진짜 사나이' '미드 오디션 프로젝트' '스테판 커리 특집' '수학능력시험 특집' 등으로 꾸준히 화제성을 양산해왔기 때문에 여전히 막상한 수상 후보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었다.
그럼에도 다수 시청자들은 '나 혼자 산다'의 수상을 예상하기도 했다. '나 혼자 산다'가 올해에 들어서면서부터 김사랑과 이소라, 태양, 자이언티, 준호, 김연경 등 사생활 노출이 없던 스타들 섭외에 성공하면서 화제성을 장악했고 4주년 기념 제주도 여행을 시작으로 무지개 회원간의 케미스트리가 더욱 주목받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청자들의 애정이 더욱 커졌다. 그 결과, '나 혼자 산다'는 올해 11.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고, '무한도전'의 9~10%대 시청률과 비슷한 성적을 내기도 했다.
시청자들의 선택은 '나 혼자 산다'였다. '나 혼자 산다'가 올해의 프로그램상을 수상한 데 이어 전현무 역시도 해당 프로그램으로 대상까지 받는 영예를 누렸다. KBS라는 타사 출신의 방송인의 수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1인 가구 세태를 반영해 스타들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며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제작진의 한결 같은 의도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이제 더욱 친근해진 무지개 회원들과 시청자들의 돈독한 유대 관계가 이와 같은 수상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외에도 박나래의 최우수상, 한혜진과 헨리의 우수상, 이시언의 신인상, 올해의 작가상, 박나래와 기안84 커플의 베스트 커플상까지 싹쓸이하면서 이날 시상식에서 무려 8관왕에 등극, '대세' 예능의 위용을 과시했다.
특히 '나 혼자 산다'는 올해 한 차례 MBC 예능국에서 폐지 위기를 겪었던 프로그램이라 수상의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이와 관련해 황지영 PD는 최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도 "시청자 분들의 관심도가 많이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제작진 입장에선 '이슈를 좀 더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시청자 분들이 '나 혼자 산다'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끔 해야 했기 때문에 우선 섭외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 (폐지 위기에 있다 보니까) 정말 섭외부터 방송까지 정성스럽게 하나하나 노력하게 되더라. 먼저 이슈가 생겨야 무지개 회원들, 각 멤버들이 보이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모든 과정에 공을 들였다"면서 "그런 상황이었는데 이제 많은 시청자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니까 제작진으로서는 너무 뿌듯하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처럼 '나 혼자 산다'는 폐지 위기에서 올해의 프로그램상을 수상하기까지, 2017년 1년간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극적인 드라마를 기록하게 됐다. 그럼에도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의 고민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황지영 PD는 "사실 이전엔 (프로그램의) 사회적 가치가 컸지만 이젠 일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지면서 제작진의 고민이 더 커졌다"며 "제작진도 멤버마다, 아이템마다 고민을 반복하고 있고 트렌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크지만 결국 주어진 상황에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급변하는 시청자들의 반응에 순발력 있게 대응해야겠다는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 혼자 산다'가 시청자들의 애정에 힘입어 내년에도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지켜가며 금요일 밤을 책임지는 롱런 예능 프로그램이 될지 더욱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