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8시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전설의 디바 가수 이은하의 최근 모습이 공개됐다.
이은하는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그는 "3개월 사이에 15kg이 늘었다. 내 얼굴을 나도 못 알아본다. 주사를 맞거나 약 없이는 못 움직인다"며 건강 문제로 인해 체중이 급격하게 늘었다고 했다.
달라진 외모 때문에 본인 스스로 작아지는 게 있었다. 이은하는 "항상 당당하다가 이런 모습이 보여지니까 의기소침한 게 있다. 내가 노력을 해도 안 빠지고 붓고 있는 건 내 몸 상태를 잘 통제 못했기 때문에 결국 내 탓이다"고 했다. 선글라스를 쓰고 외출한 그는 "이 모습은 안 알아봤으면 해서 자꾸 안경을 쓰게 된다"고 했다.
이은하의 허리 상태는 심각했다. 과거 무대에서 춤을 추다 넘어졌던 사고 때문 이후 허리가 안 좋아졌고, 디스크 추간판이 녹아있어서 신경이 많이 눌리고 있었다. 때문에 일반적인 소염진통제로는 진통이 안 돼서 마약성 진통제를 쓰고 있다. 이은하는 공연을 열정적으로 하고 난 이후에도 무리가 와서 일찍부터 병원에 갔다. 그는 "밝으려고 노력하는데 그것도 한계가 오기는 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최근 몇 년 간 이은하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는 "수면제도 먹어보고 이것 저것 다 해봤는데 3일 만에 깨어나더라. 아직 안 데려가시는 상황 같다. 데려갈 시기가 아니라면 내가 조금 더 노력해야지 마음 먹고 파산을 준비했다"며 나쁜 시도도 했다고 고백했다.
이은하는 "협박 전화가 많고 정신적 고통이 심했다. 일을 하다 보면 병이 날아오거나 안 좋은 욕설이야 당연했다"며 "내려올 때는 순식간이라 더 위험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거. 지금 일깨운 것만으로 감사하다. 지금 적신호가 온 것도 살라는 기회를 준 것 같아서 긍정적으로 생각 안 하면 출연 못 한다"고 했다.
이은하는 과거 나이를 올려서 활동하면서 9년 연속 10대 가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스물다섯살 때까지는 시키는대로 인형대로 노래하고 집을 오갔다"고 했다. 매니저였던 아버지는 딸에게 유독 냉혹했다. 부모님과 나들이를 갔지만 아버지와 사이에는 아직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가수로서 멘토였던 아버지는 돈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이에 대한 말이 나오자 아버지는 "내가 잘못했다는 걸 느낀다"며 미안해했다. 이은하는 "누구의 탓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다. 2년 전에는 아버지가 생사의 기로에 선 적이 있기에 이은하는 더욱 아버지에 대한 애틋함이 있었다.
이은하가 작사한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은 아버지 반대로 헤어졌던 첫 남자친구와의 이야기였다. 첫사랑 이후로는 인연이 없었다. 그는 "싱글이지만 늘 문은 열려 있다. 인연이라는 건 하루를 만나도 멋진 친구가 있다면 이제는 대화하고 싶은 친구가 필요한 거다"고 했다.
오랜만의 방송 출연을 맞아 이은하는 모니터링을 열심히 하면서 연습했다. 그는 "어릴 때는 오히려 막 불렀다. 지금이 더 어려운 것 같다. 프로니까 실수가 용납이 안 되니까 그런 것 같다"고 했다. 무대에 오르기 전 비상약을 체크한 이은하는 "허리가 엉망인데도 불구하고 목힘은 튼튼해서 소리라도 눈을 감고 들으면 왕년의 이은하 노래가 살아 있다고 생각할 것 같다. 그렇게라도 위안을 삼는다"고 말했다. 연속 3곡을 부르고 힘들어하던 이은하는 "박수를 받으면 오늘 살다 죽은들 무슨 여한이 있나 생각이 들면서 투혼을 하게 된다. 내 노래가 좋다고 박수를 쳐주는데 뭔들 못하리 싶다"며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사람들은 여전히 이은하를 알아보며 사인 요청을 해왔다. 팬들 뿐 아니라 동료들도 이은하를 응원하면서 몸 걱정을 했다. 이은하는 "시작도 노래였고 죽을 때까지 할 것도 노래다. 노래 잘 하는 가수로 기억해주면 족하다. 노래로 기억되는 게 전부인 것 같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