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가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하면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남편의 바람, 즉 배신으로 끊어지며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김희애가 지난 2016년 방송된 SBS '끝에서 두 번째 사랑'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던 '부부의 세계'는 6회까지 19세 이상 관람가로 편성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에 '부부의 세계'는 지난달 27일 방송된 1회에서 전국 유료 가구 기준 6.3%(닐슨코리아 제공)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산뜻한 출발을 알리더니, 2회만에 10%의 시청률을 돌파하는 저력을 내보였다.
시청률과 더불어 화제성도 고공행진 중이다. 8일 TV 화제성 조사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부의 세계'는 드라마 TV 화제성 부문에서 2주 연속 1위를 달성했다. 특히 4월 1주차 화제성 조사에서는 2위인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13.60%보다 13.25% 포인트나 앞선 26.85%의 점유율을 보이기도 했다.
'부부의 세계'의 흥행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6회까지가 19세 이상 관람가로 편성되면서 주목을 받은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불륜'을 과감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렇다고 '부부의 세계'는 단순히 불륜이라는 자극적 소재에만 기대지는 않는다. 이 작품은 인물들의 심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그간 등장했던 불륜 드라마들과는 차별성을 만들어냈다. 특히 남편 이태오(박해준 분)가 자신 몰래 2년간 젊은 나이의 여다경(한소희 분)과 외도했다는 사실을 지선우(김희애 분)가 알게 되는 1회에서는 심리 스릴러적 면모도 선보였다.
여기에 '부부의 세계'는 지선우라는 한 인물의 심리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여러 인물들의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 집중하면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태오의 바람을 숨겨준 주변 인물들과 지선우의 심리 싸움, 지선우와 여다경이 감정 싸움을 벌이는 부분 등은 '부부의 세계'의 긴장감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자연스럽게 '부부의 세계' 속 인물들의 입체성도 부각됐다. 극을 이끌어가는 지선우 이태오 여다경은 물론, 주변 인물들을 통해서도 다양한 성향을 보여주며 극의 흥미를 높이고 있다. 또한 여자 주인공 지선우를 단순히 불륜의 피해자로 그리지 않고, 복수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우는 주체적 인물로 그려내며 '부부의 세계'는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드라마를 감각적으로 그려내는 연출력도 '부부의 세계'의 매력 중 하나다. 심리 묘사를 밀도 있게 그려내려면 전개가 자칫 더뎌질 수 있다. 하지만 '부부의 세계'는 전개까지 빠르게 이끌며, 시청자들에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있다.
'부부의 세계'는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 탄탄한 대본, 감각적인 연출력이 한 데 어루러지며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내고 있다. 이에 '불륜드라마는 막장드라마'란 는 고정관념까지 깨고 있다. 흔한 재료도 기존의 방식과 다르게 요리하면 색다른 맛을 내는 별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부부의 세계'가 증명했다.
이제 관건은 파격적인 묘사가 가능했던 19세 이상 관람가 편성을 벗고 15세 이상 관람가가 되는 7회부터 '부부의 세계'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하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