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윤식당을 차리고 싶다.’ 각박한 현실을 벗어나 따뜻한 남국에서 식당을 하나 차리고 소소한 행복을 즐기며 살고 싶다는 꿈을 실현한 대리만족 예능 tvN ‘윤식당’. 시청자의 ‘꿈’을 대신 실현시켜주는 콘셉트와 윤여정 신구 이서진 정유미 출연진 4명의 완벽한 조화로 최고 시청률 14%(닐슨코리아 케이블 가구 기준)을 달성하며 ‘윤식당’ 열풍을 일으켰다.
대표적인 ‘힐링 예능’이 된 ‘윤식당’의 뒤에는 나영석 PD, 이진주 PD 그리고 김대주 작가를 주축으로 한 제작진이 있었다. 어렵게 차린 식당이 철거되던 날부터 반신반의하며 한국으로 돌아오던 날, 그리고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얻게 된 순간까지, ‘윤식당’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한 김대주 작가를 서울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제 개인적으로는 한 번이라도 10%를 찍는 것이 목표였어요. 많은 시청자들이 정유미 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서 초반에는 관심을 받지 않을까 정도만 예상했죠. 보통 첫 방송이 잘 나오고 하향세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윤식당’은 꾸준히 잘 나와서 놀랐어요.”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한국에 올 때 이상한 느낌이 있더라고요. 이런 느낌은 ‘삼시세끼’ 처음 할 때 이후 두 번째였어요. 서진이 형도 그렇고 ‘우리가 일주일간 뭘 한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었어요."
"드라마틱한 순간도 없고, 방송에 내보낼 그림이 있을까 싶었죠. 정신없이 장사하다가 숙소 와서 잠시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편집을 시작했는데 손님들의 반응을 보면서 생각보다 너무 재밌는 거예요. 막상 촬영할 때는 손님들 리액션을 일일이 확인을 못 했거든요.”
Q. ‘윤식당’ 1회의 일본인 커플 에피소드를 보고 손님들의 반응이 이 프로그램의 재미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맞아요. 방송에는 다 안 담겼지만 많은 손님들의 공통점도 있었어요. 일단 가게를 너무 예쁘게 꾸며서, 가게나 음식 사진을 엄청 많이 찍는데 우리와 다르지 않더라고요. (웃음) 손님들의 대화가 진짜 재밌고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 많아요. 스웨덴 관광객이 ‘이 섬에는 스웨덴 사람들이 너무 많아’라고 하는 것도 의외였어요. 한국 관광객이 한국인 정확히 알아보듯이. (웃음)”
Q. 숙소의 세탁기를 ‘의인화’하는 장면이 나와서 화제였어요. 이건 프로그램의 개성인가요?
“하하. 한 프로그램에 많은 제작진이 참여해요. 편집하는 여러 PD들이 각자 자막을 넣고 음악도 넣어요. 의인화 자막을 쓰는 것도 편집한 PD의 개성이죠. 저희는 프로그램 전체 톤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그런 제작진 각자의 개성을 다 살리고 싶어요.”
Q. 여러 프로그램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시청자들이 ‘나영석 표 예능’의 패턴을 파악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윤식당’도 ‘삼시세끼’의 확장 버전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저희도 새로운 것들을 보여드리려고 항상 고민하지만, 그렇다고 크게 욕심을 부리지는 않으려고 해요. 기존의 저희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새로운 것을 가미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죠. 완전히 변신하는 것보다는 익숙한 것에 신선한 요소를 더하는 방식이죠.”
Q. ‘윤식당’ 시즌2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요.
“시즌2에 대한 생각은 계속 하지만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없어서 아직은 미정입니다. 다시 간다면 보완해야 할 것이 많아요. 시즌1처럼 준비 없이 훌쩍 떠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사람, 장소, 메뉴에 대해서 더 만반의 준비를 해야할 것 같아요.”
Q.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도 지키는 ‘원칙’이 있다면요.
“저희 팀의 장점이 공감이라고 생각해요. 시청자와 너무 동 떨어진 이야기를 하면 같이 웃을 수가 없어요. 로망과 공감 사이의 무엇이라고 보거든요. ‘삼시세끼’도 ‘윤식당’도 그래요. 시골에서 살아보고 싶다, 여행을 떠나고 싶다, 외국에서 식당을 차리고 싶다 등. 너무 비현실적이거나 너무 세련된 것들은 피하려고 해요. 공감할 수 없기 때문이죠. 앞으로도 ‘공감’할 수 있는 예능을 보여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