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의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프로레슬러 이왕표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인사말을 하며 눈물 흘리고 있다. 2015.5.2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한국 프로 레슬링의 ‘영원한 챔피언’ 이왕표(61)가 40년 프로레슬러 생활을 마감했다.
이왕표는 25일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장충체육관에서 ‘이왕표 은퇴기념 포에버 챔피언’에서 눈물의 은퇴식을 가졌다.
정장 차림으로 링에 오른 이왕표는 “오늘 멋진 경기로 보답을 했어야 했는데 투병중인 관계로 그렇지 못 했다. 너무 아쉽고 슬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국의 대표적인 프로레슬러 김일이 운영한 김일 체육관 1기생인 이왕표는 지난 1975년 데뷔한 뒤 40년 동안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약 1600 경기를 치렀다.
경기 수만 많았던 것이 아니다. 2000년 WWA 세계챔피언에 오른 뒤 두 차례 타이틀을 뺏기고도 다시 되찾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레슬러로 자리매김했다. 프로레슬링의 인기가 시들어도 이왕표는 종합격투기 출신 밥샙과 타이틀전을 치르는 등 식지 않는 열정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런 이왕표도 세월을 거스를 수 없었다. 이왕표는 최근 담도암 수술을 세 차례 받는 등 과거와 같은 몸 상태를 유지하지 못했다. 결국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스승인 김일이 지난 2000년 은퇴식을 했던 장충체육관에서 은퇴 무대를 가졌다.
이날 장충체육관에서는 이왕표의 은퇴식에 앞서 WWA 세계챔피언 및 태그 매치 챔피언전이 열려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이왕표는 링 밖에서 후배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타이틀 매치가 끝난 뒤 이왕표의 은퇴식이 열렸다. 시끌벅적하던 체육관은 순간 정적이 흘렀다.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보낸 메시지와 헌정 영상이 흘러 나왔다.
평소와 달리 정장 차림으로 링 위에 오르는 그를 위해 체육관을 가득 메운 팬들과 후배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환호를 받는 이왕표는 병마와 싸워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정정했다.
후배들과 가족들에게 축하를 받는 동안 덤덤하던 이왕표였지만 한국 프로 레슬링과 후배들을 이야기하면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는 “40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팬 분들의 사랑과 관심 때문”이라며 “그 동안 내게 보내줬던 응원을 후배들에게 보내주길 바란다”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