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입단에 도전하는 여자 야구선수의 이야기를 담은 만큼, 주인공 캐릭터를 실감나게 살리는 주연 배우의 연기가 중요한 작품이었다. 이주영은 조용한 겉모습 속에 야구에 대한 열망이 가득 차 있는 주인공 주수인을 담백한 연기로 설득력있게 풀어냈다.
최윤태 감독은 "두 배우를 제가 선택했다기 보다 두 배우가 우리 작품을 선택해줬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며 두 배우의 캐스팅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이어 그는 이주영의 캐스팅에 대해서 "단순히 연기를 잘해서만이 되는 게 아니라 그 이미지만으로도 어떤 존재감이 돋보일 수 있는 배우가 연기를 해줬으면 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생각났던 배우가 이주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주영은 "감독님이 작품 제의를 주신 시점이 '오늘의 탐정' 끝나고 휴식 기간이었다. 영화 작업에 목말라 있었고 신박하고, 주력해서 작품에 집중해서 끌고 나갈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차 있던 때였다"면서 "감독님 뵙기 전에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내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은 첫 인상부터 강렬한 느낌을 받아왔다. 시나리오 보고 이야기를 너무 해보고 싶더라"고 밝혔다.
이어 "주수인 캐릭터에 굉장한 매력을 느꼈다. 이 작품을 하는데 감독님과 어느 정도 호흡을 맞춰 나갈 수 있을지가 중요 포인트였다"며 "감독님을 뵙고 실제로 이야기를 첫 만남부터 길게 했다. 최윤태 감독님이라면 '야구소녀'를 만들 때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집중해서 조금 더 큰 관점으로 영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최윤태 감독은 이준혁의 캐스팅에 대해 "미팅을 하기 전에는 되게 걱정했던 부분이 외모가 잘생겨서 과연 이 영화에 어울릴까 생각했던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그러면서 "실제 미팅할 때 준혁씨가 갖고 있는 시원한 성격이랄까 그런 것들이 울림을 줬다. 그래서 같이 작업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주영은 이번 영화를 위해 한달간 실제 프로 입단을 준비하는 선수들과 훈련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프로 선수처럼 보이기 위해 훈련을 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시간이었다"면서 "이준혁 선배님과 함께 실제 주수인이 극중에서 그렇듯 프로를 준비하는 남자 선수들 사이에서 훈련했다. 주수인이 겪을 감정이 실제 신체 훈련을 하면서 겪은 것과 다르지 않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투구 폼이라든지, 내가 실제 훈련하는 것이 얼마나 실제적이라고 느끼셨을지 모르겠다"며 "하면서 주어진 시간 안에 내가 조금이나마 실제로 프로 선수를 하고 싶어 하는 선수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 정도의 실력으로 끌어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훈련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두 배우는 서로에 대해 칭찬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준혁은 "주영씨는 주수인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며 "이주영의 당찬 에너지가 주수인과 닮았다. 당찬 에너지가 안 좋은 느낌이 아니라 닮고 싶을 정도로 건강하고, 강하고 자신이 욕망하는 것을 잘 발산한다. 주수인과 너무 닮아서 위화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주영은 "일단 촬영 전에 훈련을 먼저 한달여 기간동안 했어서 친해진 상태로 촬영에 들어갈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낯을 가리시더라"고 운을 떼 웃음을 줬다.
이어 "야구장에서 각자 훈련만 하면서 시간 보내다가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까 현장에서 굉장히 편안한 분위기를 많이 만들어주셨다"며 "1시간 30분~40분 분량이 거의 안 나오는 신이 없이 주수인의 서사로 진행돼 부담감을 많이 느꼈는데 준혁 선배님, 염혜란 선배님, 곽동연, 주해은 등 배우들이 힘 닿는데까지 최고로 뽑자는 똘똘 뭉친 마음으로 함께 찍었다"고 설명했다.
최윤태 감독은 "시나리오 쓰면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당신이 생각하기에 주수인은 프로 야구에 갈 수 있는 실력이냐'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때마다 했던 이야기는 '지금 주수인의 실력이라면 갈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영화를 만들 때는 지금의 영화보다 여성 인권에 가까운 이야기였다면서 "시나리오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여성만 이야기 하는 것보다 확장시켜서 꿈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됐던 것 같다. 그게 아마 주영씨와 이야기를 많이 해서 그런 것도 있다. 그런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수정했다"고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