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명수가 MBC '무한도전'의 '웃음 사냥꾼' 특집 실패로 비난을 받고 있다. © News1star DB
'무한도전' 박명수에게 때 아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웃음 사냥꾼' 특집이 '핵노잼'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면서부터 "유재석 없이는 안 되는 2인자", "회생 불가 웃음 사망꾼" 등의 악플이 쏟아지는 중이다. 무엇보다 '웃음 사냥꾼' 특집은 박명수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를 통해 얻게 된 '웃음 사망꾼'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련된 특집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비난을 받게 됐다.
지난달 31일 오후 6시25분 방송된 MBC '무한도전'의 '웃음 사냥꾼' 특집은 멤버들이 시민들의 제보를 받아 웃음 사냥꾼이 있는 곳으로 직접 출동, 관찰 카메라를 통해 진짜 웃음 사냥꾼이 맞는지 검증 후 그물로 생포하는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세 명의 웃음 사냥꾼 후보를 만난 결과 검증은 모두 실패했고, 박명수는 특집 실패를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후보들은 갑작스레 웃음 유발을 요구받자 당황했고, 민망한 상황이 연출됐다.
주위에서 재미있다고 추켜세웠던 이들도 막상 멍석을 깔아주면 큰 웃음을 주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특집이었다. 박명수는 "일반 분들이 재미있는 게 많을 줄 알고 아이디어를 얘기했는데 정작 이게 바로 하기는 좀 그런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고, 유재석 역시 박명수의 말에 공감하며 "개그맨들도 평소에 재미있다는 얘기를 들어도 어디에 나가려면 연습을 해야 웃음을 줄 수 있다"고 거들었다.
'웃음 사냥꾼' 특집 자체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 책임이 모두 박명수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멤버들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실험적인 기획을 내놓는다는 의미는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는 여지도 함께 동반한다. 이 기획을 추진한 결정적인 이유는 성공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에 멤버들의 의견 교환과 합의 과정을 거쳐 진행된 셈이다. 특히 일반인과 함께 하는 특집인 만큼 성공이 반드시 담보된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박명수에게 노력하지 않았다는 비난도 함께 쏟아지고 있지만, 이 같은 비난이 납득이 되지 않는 이유는 그간 '무한도전'에서의 박명수 캐릭터를 익히 알고 있던 이들이 반감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명수는 본래 막무가내 혹은 마이웨이 스타일의 개그를 지향했고 그 캐릭터로 지금의 자리에 올라선 방송인이다. 그런 캐릭터와 여타 멤버들의 시너지가 '무한도전'의 웃음 포인트가 아니었나.
그래서 박명수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맞지 않는 게스트이기도 했다. '소통'이 미덕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박명수는 '불통의 아이콘'이 됐지만, 제작진이 그런 그를 섭외했을 때는 그런 모습의 게스트가 또 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전제됐을 터다. 결론적으로 소통이 아닌 불통으로 일관한 박명수의 개인 방송은 실패로 돌아갔고, 그에게는 '웃음 사망꾼'이라는 웃픈 캐릭터가 주어지게 된 것이다.
'무한도전'과 같이 10년 동안 장기간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진의 기복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정형돈이 '무한도전 가요제'와 같은 특집에서 '4대 천왕' 캐릭터를 얻거나, 정준하가 '도토 아빠' 같은 캐릭터를 얻기도 한다. 그 캐릭터는 또 다른 캐릭터로 바뀌기도 하고 특정 멤버가 유독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도 있다. 그런 패턴이 허용되고 있기에 지금까지 신선함을 유지하며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
어쩌면 '웃음 사망꾼' 캐릭터는 당분간 박명수를 따라다닐 것이고 이를 두고 공격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소소한 웃음을 줄 것이다. 이는 분명 지금의 '무한도전'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박명수의 캐릭터다. 박명수의 본래 캐릭터에서 파생된 이 캐릭터는 결코 웃음을 사망시키지 않았다. 때문에 '웃음 사냥꾼' 특집의 실패는 박명수에게 물을 수 있는 책임이 아니다. 박명수가 이토록 가혹한 비난을 받을 이유가 없고, 그런 여론 조성도 불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