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명불허전’(극본 김은희 / 연출 홍종찬) 5회에서 허임(김남길 분)은 최연경(김아중 분)과 함께 조선에서 서울로 돌아왔다.
최연경이 병원에 간 후 홀로 남은 허임은 능청스러운 행동으로 눈길을 끌었다. 한방병원으로 간 허임은 의사가 버젓이 있는데도 환자를 태연하게 진료하는가 하면, 간호사들에게 한의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또한 최연경이 자신을 위기에서 구하려다 얼떨결에 스킨십을 하자 몰래 흐뭇해하는 표정을 지어 웃음을 자아냈다.
허임이 마냥 웃기기만 한 건 아니었다. 조선 최고의 침구술을 자랑하는 그는 자신의 일 앞에서는 진지했다. 최천술(윤주상 분) 집에 머무르게 된 허임은 얼떨결에 한의원을 찾아온 환자들을 돌보게 됐다. 그중에는 돼지가 아파 병원에 온 할머니도 있었다. 정신이 흐린 할머니는 자식처럼 여기는 돼지를 치료해달라 부탁했고 허임은 자신의 의술로 이 돼지를 낫게 했다. 처음에는 다소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생각한 허임은 할머니가 해맑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 생명을 살리는 일의 무게에 대해 생각한 그는 미묘한 표정을 지어 심리 변화를 짐작하게 했다.
조선으로 돌아가도 살아날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 허임은 2017년 서울에 적응하고자 했다. 그는 직접 꼼꼼하게 이력서를 작성하고 아끼던 머리카락마저 잘라냈다. 이어 한방병원 원장을 만난 허임은 화장실 바닥에서 넙죽 절을 하며 취업을 부탁했다. 생존을 위해서 그는 무엇이든 하려고 했다.
그러나 최연경은 허임을 노리는 세력이 있어 그가 서울에 있어도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위기에 처한 허임을 가까스로 구한 최연경은 그에게 “대체 여기서 뭘 어쩌자는 거냐. 한의사로 취직이라도 하려고 그러냐. 여기서도 재물이라도 쌓아보시게”라고 삐딱하게 말했다. 이 말을 듣고 상처받은 허임은 “그 돈이 내게 어떤 의미였는지 그대가 아시오. 내가 거기서 어찌 살았는지, 왜 그리 살 수밖에 없었는지. 겨우 반나절 동안 그대가 보고 들은 것만으로 나를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라고 말하며 상처받은 마음을 드러냈다.
‘명불허전’의 이번 에피소드에서 허임은 많은 일을 겪었다. 조선에서 다시 서울로 돌아와 자신도 모르게 위기에 처하고 또 상처받았다. 김남길은 엉뚱하면서도 진지하고, 자신의 일에 간절한 허임의 복합적인 심리를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한 회 안에서 다양한 감정 변화를 겪는 캐릭터는 자칫하면 극에서 튀어 보일 수 있으나 김남길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드라마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김남길은 진지한 감정 연기는 물론 코믹 연기까지 소화하며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그간 어둡고 무거운 캐릭터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그는 웃음을 유발하는 코믹한 연기도 능청스럽게 해내며 ‘김남길의 재발견’이라는 호평까지 들었다. 허임이라는 매력적인 인생 캐릭터는 만난 김남길은 이를 통해 자신의 연기력을 꽃피우며 앞으로의 ‘명불허전’ 역시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