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유영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며 흘러내린 어깨끈을 매만지고 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
7년 전 헤어 스태프였던 배우 지망생은 찬란한 꿈을 이뤄냈다.
이유영은 지난 26일 저녁 8시45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진행 김혜수, 유준상)에서 남녀 신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여자 신인상 후보는 '마돈나' 권소현, '강남 1970' 김설현, '경성학교' 박소담, '스물' 이유비로 연기력을 갖춘 신예들의 선전으로 예측이 좀처럼 쉽지 않았다.
이유영은 "저번주에 '봄'으로 상을 받고 이번주에 '간신'으로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며 "영화의 주인공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여자 배우 분들이 추운 날씨에 시스루 한복을 입고 연기를 했다. 민망할 수 있는 장면에서 연기한 그 여자 배우들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이유영은 배우 데뷔 전 자신의 이력을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그는 "7년 전에는 미용실에서 헤어 스태프를 했다"면서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연기자가 되고 싶었다. 힘든 시간이지만 응원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 앞으로도 즐기고 또 노력하겠다"고 연기에 대한 남달랐던 열정을 이야기하며 향후 각오를 다졌다.
앞서 이유영은 영화 '봄'으로 제24회 부일영화상과 제52회 대종상영화제에서 각각 신인여자연기상과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추가하며 올해에만 3개의 트로피를 품에 안게 됐다. 신인으로서는 다소 파격적이었던 장면들이 많았던 '간신' 속 설중매 연기가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이유영은 '봄'부터 '간신', '그놈이다'까지 단편을 제외하고 단 세 편의 장편 영화로 관객들과 만났다. 그 중 두 편의 영화에서 노출 연기를 선보였지만, 자칫 노출로 회자되기 쉬울 수 있을 법한 작품들에서 오롯이 연기력으로 주목받았던 만큼 단숨에 충무로의 기대주에 등극할 수 있었다.
특히 이유영에게는 7년 전에도 그랬듯, 여전히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쉬운 행보가 아닌, 새로운 도전은 그의 작품 선택을 좌우한다고 한다. '봄'과 '간신', '그놈이다'까지 쉽지 않은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필모그래피의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 그가 단숨에 언론과 평단부터 관객들까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