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진자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극장도 전염병의 직격탄를 맞았다. 특히 정부가 코로나19의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올리고 난 다음날인 지난 24일부터는 전국 극장에서 하루 7만에서 8만정도의 관객만 극장을 찾고 있다.
2월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극장을 찾은 관객은 7만7073명이었고, 다음날인 25일은 7만6277명이었다. '인비저블맨'과 재개봉하는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젠틀맨' 등 외화들이 개봉한 26일에는 조금 사정이 나아져 13만1019명을 동원했으나 다시 지난 27일에는 8만3010명대로 관객수가 떨어졌다.
전주 월요일인 2월17일에는 21만8881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고, 그주 내내 20만명대 관객수가 유지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관객수 차는 훨씬 크다. 비슷한 시기라 할 수 있는 지난해 2월25일부터 27일까지 극장을 찾은 관객수는 각각 34만4498명, 34만3922명, 65만 4339명이다. 한자릿수를 지키고 있는 올해 비슷한 시기와 비교할 때 5배 이상 차이가 나는 수치다.
지난해 2월 극장을 찾은 관객수는 총 2227만7733명이며, 28일 기준 올해 2월 극장을 찾은 총 관객수는 710만2292명이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반도 안 되는 수치다.
극장가에서 겨울 방학 성수기가 끝나가는 2월과 3월은 비수기로 통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더욱 심각한 상황을 맞이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관객들이 극장을 찾지 않고 있으며, 그에 따라 2월말부터 3월에 개봉하기로 했던 영화들도 개봉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개봉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기로 한 영화는 '기생충: 흑백판'과 '사냥의 시간' '콜' '침입자' '결백' 등이다. 이들 작품은 2월 초중반까지 영화 개봉을 두고 홍보 활동에 매진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개봉일을 잠정 연기했다.
이미 개봉한 영화들도 예상치 못한 심각한 상황으로 인해 흥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었던 설 연휴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387만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인 500만 관객을 넘기는 데 실패했다. 그 뒤에 개봉해 개봉 3주차를 넘긴 '정직한 후보'나 2주차를 넘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역시 각각 139만 8498명, 44만 7871명을 동원하며 예상보다 적은 관객을 동원 중이다.
문제는 3월과 4월이다. 2월에 개봉일을 잠정 연기한 작품들은 3월과 4월에 개봉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다수 작품이 치열한 흥행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코로나19로 인한 영화 산업의 위축이 3월과 4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1일 뉴스1에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으로 인해 변경일을 확정하지 않고 잠정 연기를 한 작품들이 많다. 이 작품들이 3, 4월 중에 개봉할지 아예 다른 시기를 찾을지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그래도 현 사태가 완화돼 위기경보 단계가 낮아진다면, 이후 나올 신작들의 개봉 효과는 분명 있으리라고 희망한다"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