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배우의 태도 논란부터 하차까지, 여러모로 순탄하지 못한 여정을 지나고 있는 '시간'이다.
MBC 수목드라마 '시간'(극본 최호철 / 연출 장준호)은 남자 주인공인 배우 김정현이 건강상 이유로 중도 하차하는 비상 사태를 맞이했다. 앞서 '시간' 제작진은 지난 26일 MBC를 통해 김정현의 하차 소식을 전하며 "김정현이 남은 촬영 부분을 최선을 다해 임해주고 있다. 작품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고 매신 열정적인 연기와 함께 뛰어난 작품 분석으로 캐릭터를 잘 소화해줬다. 빨리 회복해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정현 소속사 측도 MBC를 통해 "건강 문제로 부득이하게 하차하게 됐다. 그동안 작품에 누가 되고 싶지 않다는 김정현의 강한 의지로 치료를 병행하며 촬영에 임해왔고 제작진도 배우의 의지를 최대한 수용해 스케줄을 조정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며 작품을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으나 최근 심적, 체력적인 휴식이 필요하다는 담당의의 진단에 따라 제작진과 수차례 논의한 끝에 결국 하차를 결정하게 됐다"는 입장을 전했다.
극 중 김정현이 맡은 천수호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인물인 만큼, 새로운 배우를 투입하지 않고 해당 인물이 퇴장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과연 남은 4회가 어떻게 마무리 될 것인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남은 분량에서 여자 주인공 설지현은 천수호가 아닌 다른 인물들과 얽히게 되고 당초 계획과는 다른 전개가 이어지는 등 '비상'이 걸린 것은 사실이다. 또한 천수호가 드라마의 전개에 따라 퇴장하는 것이 아닌, 주연배우의 건강상 이유로 퇴장하게 돼 이에 따른 몰입도 저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간'은 방송 전부터 김정현의 태도 논란으로 인해 뜻하지 않은 부정적인 이슈를 안고 시작하게 됐다. 지난 7월20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김정현은 시한부 재벌 역할 과몰입을 이유로 무표정으로 일관하며 상대배우인 서현을 무안하게 만드는 등 태도 논란으로 인한 비난을 면하지 못했다. 급기야 제작발표회 도중 "캐릭터에 깊이 몰입하고 있는 것인지, 기분이 안 좋은 것인지"에 대한 질문까지 받았고 "촬영을 할 때나 안 할 때나 모든 삶을 천수호처럼 살려고 노력 중"이라는 답변을 전하면서 배우병 논란까지 불거져 비호감 이미지를 안게 됐다.
'건강상 이유'로 드라마 하차가 불가피해졌다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시간'은 피해를 입었다. 작품과 관련한 이슈로 주목받기 보다 김정현의 태도 논란부터 하차까지 작품 외적인 이슈로 화제의 중심에 놓였다. 김정현 이외 배우들의 열연, 몰입도 높은 전개 등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작품 외적인 이슈가 더 조명을 받은 것은 사실. 종영까지 4회가 남은 상황에서, '시간'은 과연 남자 주인공의 하차라는 비상 사태를 극복하고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마무리짓는 것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분명, 결코 극복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