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원더걸스를 떠나 결혼 후 캐나다에서 아이 둘을 키우는 선예의 삶.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이 행복하지만,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28일 방송된 JTBC '이방인'은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선예 제임스박 부부의 일상을 공개했다. 선예는 지난 2013년 캐나다 교포 선교사 제임스 박과 결혼해 캐나다로 떠나 아이 둘을 둔 ‘5년 차 토론토 주부’다.
두 사람은 아이티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만나 사랑을 키웠고 데뷔 6년만이자 선예가 24살이던 해에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됐다. 아이티에서 5년 정도 생활하려고 했지만 허니문베이비로 첫째를 가졌다. 첫째 은유가 태어나고 2년 반 정도를 아이티를 오가면서 지냈다. 찌는 듯이 더워도 에어컨이 없는 나라, 창문을 열면 온 집안이 모래 바람이 되는 나라, 물도 부족하고 치안도 열악한 나라에서 아이를 키웠다.
이후 둘째를 가지고 캐나다로 넘어왔다. 제임스박은 "(육아와 관련) 캐나다의 혜택이 많다. 한 아이당 거의 600달러 이상을 준다. 학교 시스템, 의료도 잘 되어 있다"며 캐나다에서 육아를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것은 캐나다인일 때만 누릴 수 있는 것. 한국에서 캐나다에 온 이방인인 선예에게는 낯선 것이었다.
선예는 "이제는 내가 캐나다에 시집을 왔다는 생각이 든다. 영주권, 신분증 얻는 것이 이렇게 큰 의미인지 몰랐다. 괜히 한국도 그리워지고 힘들 때가 있었다"며 캐나다에 와서 겪은 마음고생을 고백했다.
제임스박은 "진짜 캐나다 사람이 되는 것은 까다롭다. 선예가 방문자(visitor) 신분이었는데 영주권 나왔을 때 울더라. 그때 선예가 (이방인으로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동양인이 거의 없는 곳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육아 고민도 늘었다. 선예 남편은 "은유가 어릴 때 아이티에서 크면서 4개 국어를 배우니 말이 느리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도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의도적으로 인종차별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다르게 생긴 점에 '네 피부색이 왜 그러냐'고 물어도 대답을 못 했다"고 했다.
이에 서민정 남편은 "예진이도 마찬가지였다. 언어가 잘 안 돼서 힘들었지만, 천천히 다 배우게 된다"고 했다.
제임스박은 "대화가 잘 안 되니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세상의 나쁜 모습을 일찍 배우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나 역시 비슷한 성장과정이었다. 그걸 극복하고 더욱 마음이 강한 사람이 된 것 같다. 은유가 세상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걸 빨리 알아서 놀림 당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알게 된 것 같다.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집에서 더 큰 사랑을 많이 주고 적응을 도우려고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선예는 원더걸스 멤버와 그룹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표현했다. 선예는 원더걸스는 자신에게 '보물상자'같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소중해지는 존재들이라고 말했다. 멤버들, 팬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