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가족극의 위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출생의 비밀, 불륜, 악녀의 악행 등 그 흔한 막장 소재 하나 없이, 감동과 소소함을 느낄 수 있는 가족 드라마로 주말 저녁 시간대 브라운관을 평정하고 있다.
26일 저녁 7시55분 방송되는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극본 구현숙/ 연출 황인혁, 월계수)은 이날 마지막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지난해 8월 첫 방송된 이 드라마는 30% 대가 넘는 평균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물론, 따뜻한 가족 이야기와 달달한 로맨스, 현실적인 사회 문제 반영으로 "주말극 판도를 새롭게 바꿨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이는 전작이었던 '아이가 다섯'의 상승세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주말극의 명가'라고 불리는 KBS의 자존심을 지켜내며 온 가족이 함께 앉아 볼 수 있는 건강한 드라마의 대중성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월계수'에는 총 네 커플이 있다. 이동건·조윤희, 차인표·라미란, 최원영·오현경, 현우·이세영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이들의 이야기는 긴 호흡을 들고 가야 하는 주말극의 적재적소에 배치돼 시청자들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일반적인 막장 드라마에서 출생의 비밀, 불륜, 악녀의 악행 등이 선사하는 충격과 자극 대신, 건전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커플수가 많은 만큼 연령대 또한 다양한데, 대부분 신인으로 이뤄지는 '막내 라인'은 KBS 가족극의 최대 수혜자가 되곤 한다.
'월계수'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극중 이만술(신구 분)을 중심으로 그려진 소상공인들의 현실적인 모습이다. 평생을 양복 만드는 일에 매진했지만 대량 생산이 가능한 대기업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은 이만술. 방송 초반 그는 아들이자 미사어패럴의 사위인 이동진(이동건 분)과 대립하며 이러한 갈등을 극대화시켰다. 하지만 이동진이 '월계수'에 오게 되면서 이만술과의 접점이 생기기 시작했고, 결국 이동진은 소상공인과 대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방법을 보여주며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마치 진짜 가족같이 찰떡 호흡을 보여준 배우들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방송 초반 '월계수'를 화제를 작품으로 만들어줬던 차인표·라미란의 활약부터 방송 중반 '아츄 커플'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현우·이세영까지. 많은 배우들이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으며, 주연 배우 이동건·조윤희도 성공적인 브라운관 복귀를 알렸다. 무엇보다 다양한 배우들의 조합은 신구·김영애라는 거목들이 든든히 받혀준 덕분에 더욱 하나된 모습으로 빛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