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의 조직 세계는 수많은 영화에서 단골 소재로 쓰인다. 영화 '얼굴없는 보스'(감독 송창용) 역시 조폭 세계를 그려낸 작품이다. 송창용 감독은 이 영화에서 실존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조직 세계를 담아내면서, 조폭 미화가 아닌 올바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얼굴없는 보스'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건달 세계, 멋진 남자로 폼 나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는 일념으로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지만 끝없는 음모와 배신 속에 모든 것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보스의 실화 감성 누아르다. 건달들의 냉혹하고 잔인한 세계를 그려냈다.
무려 9년여의 제작 기간이 걸렸다는 이 영화는 그간 주로 로맨틱코미디 장르로 사랑받은 배우 천정명이 주연인 상곤을 맡아 호기롭게 누아르 장르에 도전했다.
하지만 영화는 부족한 개연성이 발목을 잡는다. 체대생인 상곡인 기업 회장인 아버지를 두고, 단지 선배의 제안 만으로 건달 세계에 입성하는 이유는 납득하기 그리 쉽지 않다. 여기에 상곤의 의리만이 부각된다.
상곤은 철회(진이한 분), 태규(이하율 분), 상구(곽희성 분) 등 목숨보다 아끼는 동생들을 위해 그야말로 모든 것을 한다. 함께 교도소에 들어가고, 그 사이에 금전적인 지원도 끊지 않는다. 판사인 연인 정민정(이시아 분)이 그저 상곤을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주는 역할에만 그치는 것도 전형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