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에서 이수진(김하늘 분)은 알츠하이머 증세가 심해진 전 남편 권도훈(감우성 분)을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하지만 권도훈은 너무도 사랑했던 아내를 전혀 알아보지 못했고, 엇갈린 둘의 시선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날 이수진은 집에서 쓰러진 권도훈을 발견하고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담당의로부터 권도훈의 현재 상태를 듣게 됐다. "뇌가 이미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질 정도로 인지능력이 떨어졌다. 지금까지 버틴 환자의 의지가 대단했다"는 것. "환자가 혼란스럽지 않게 보호자가 이해하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버티고. 그게 알츠하이머 병 환자를 가족으로 둔 가족의 삶이다"는 조언도 있었다.
이에 이수진은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병실에 누워있던 권도훈이 눈을 뜨자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그에게 "잘 잤어요? 어제보다 안색이 좋네요. 배고프지 않아요? 먹고 싶은 거 없어요?"라고 물었다. 특히 "저는 당분간 도훈씨를 지켜줄 사람이에요"라고 보호자 역할을 알려 눈길을 모으기도.
하지만 권도훈은 멍한 채 무관심한 표정이었다. 딸 아람이(홍제이 분)의 성장 과정이 담긴 사진, 영상도 적극적으로 보여줬지만 아무런 말이 없었다. 요즘 아람이가 어떻게 지내는지도 즐겁게 얘기했으나 권도훈은 관심이 없는 눈치였다. 오직 날씨 얘기에만 대답할 뿐이었다.
이수진은 권도훈의 기억을 위해 그에게 익숙한 물건들을 챙기러 집에 찾아갔다. 권도훈의 집에는 아람이의 사진과 사랑이 담긴 글귀가 적혀 있었다. 딸을 위해 준비했던 새 운동화를 발견한 이수진은 눈물을 흘렸다.
이수진은 아람이에게 신발을 보여주며 "아빠가 아람이를 정말 사랑하는데 사정이 있어서 올 수가 없었다. 아빠는 감기보다 조금 더 아픈 병에 걸렸다. 그래서 아람이랑 놀아주지 못할 수도 있어. 그리고 주사가 너무 아파서 기분이 안 좋을 수도 있어. 그러니까 아빠가 조금 이상해도 우리 호~ 해주자"고 얘기했다.
결국 이수진은 아람이와 함께 권도훈을 만났다. 아람이가 먼저 다가갔지만 어색함이 감돌았다. 아람이는 엄마 뒤에 숨었다. 다시 마주한 권도훈과 아람이. 권도훈은 딸을 알아보진 못했지만 가방에 꽃을 달아주며 밝게 웃었다. 손을 어루만지다 따뜻하게 포옹을 하기도. 가족을 잊은 권도훈과 그런 권도훈을 바라보는 이수진의 애틋한 모습이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권도훈의 알츠하이머 증세가 점점 심해지는 가운데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바람이 분다'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