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인 프로젝트 또는 앨범, 작품을 끝낸 이들이 회포를 푸는 뒤풀이 자리에 직접 찾아가는 '딥풀이' 인터뷰 코너입니다. 작품을 완성시킨 이들의 작업 과정을 조금 더 '딥(DEEP)'하게 들어보고, 뒤풀이에서만 접할 수 있는 흥미진진한 뒷 이야기들을 전해드립니다.
돈스파이크는 최근 가장 핫한 '예능인'이다. 본래 직업은 작곡가 겸 프로듀서지만, 각종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 프로그램 '먹방'에서 그의 활약은 대단하다. 지난해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거대한 고기 먹방을 선보인 후 TV 속에서 그를 보는 일은 더 많아졌다.
그의 '먹부심'은 대단하다. 음식을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좋은 재료로 맛있게 먹을줄 안다. 더불어 이타적인 성격 탓에 자신이 맛있게 만든 요리를 지인들과 나누는 일이 많다. 때문에 최근에는 자신의 생일에 맞춰 팬들을 초청해 1000만원이 넘는 고기를 직접 구워 대접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고기 파티'의 규모를 더욱 확장했다. 지난달 23일 500명의 관객을 대상으로 '굴라굴라 페스티벌'을 개최한 것. 이 페스티벌에서는 돈스파이크가 직접 구워주는 스테이크와 각종 요리를 맛보며 디제잉을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마련됐다.
이에 뉴스1은 굴라굴라 페스티벌을 하루 앞둔 22일 돈스파이크를 만났다. 다음날 생애 첫 대형 고기 파티를 앞둔 돈스파이크의 얼굴엔 설렘과 불안감, 자신감과 고민들이 뒤엉켜있었다. 무려 7시간 동안 진행되는 고기 파티가 순조롭게 끝나기만을 바라며 만반의 준비를 한 그였다. 돈스파이크에게 굴라굴라 페스티벌의 기획 의도와 '먹방' 속 그의 근황과 생각을 들어봤다.
"500명의 관객이 온다. 스테이크 800인분, 굴라쉬 600인분, 슈니첼 500인분, 컵라면 500개를 준비할 예정이다. 시식이랑 스페셜 메뉴 나가는게 300~400인분 정도다. 처음에 300장 오픈했는데 27초만에 매진됐다고 해서 추가 오픈했고 두 번째 오픈은 5초만에 매진됐다고 들었다.(웃음)"
Q.수익이 남는 행사인가.
"수익이 안남는다. 디제잉도 있고 대관도 해야했다. 도움을 많이 받은 부분도 있다. 그런데 이게 원래는 돈을 벌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스테이크 단가가 너무 비싸서 티켓값을 받게 됐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촬영차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 꽤 이타적이라고 하더라. 남들이 행복한 것을 보면 나도 행복하다. 내가 만들어준 음식을 먹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다."
"장만 이틀을 봤다. 또 보러 가야한다. 장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태어나서 이렇게 장을 많이 본 것이 처음이다. 지난해 방송됐던 '미운 우리 새끼'에서 고기 '먹방'을 보여줬던 것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 마음으로 먼저 시행했던 것이 내 생일파티때 SNS로 팬들을 초대해 대접한 고기파티다. 당시 고기 이벤트도 참 치열했다. 당시 내 생일 파티 때 못왔던 분들을 위해 이런 페스티벌을 기획하게 됐다."
Q.굴라굴라 페스티벌은 계속 진행할 계획인가.
"반응이 괜찮으면 하려고 한다. 500명도 내가 다 하는 것은 무리라서 몇몇 셰프들이 도와줄 예정이다. 웬만하면은 기본적인 요리는 내가 하려고 하는데 스테이크를 몇 백장씩 구우려면은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서 도움을 받았다."
Q.굴라굴라 페스티벌은 음악과 예능이라는 본업에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을 결합한 신선한 기획인 것 같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두가지다. 그 두가지 때문에 전 재산을 탕진해가면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맛있는거 먹으러 다녔다. 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요즘 페스티벌이 많지 않나. 그러나 대부분 비슷하다. '정말 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페스티벌을 만들고 싶었다. 좋은 먹거리와 좋은 음악이 있는 페스티벌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실내에서 하는거고 이번 페스티벌은 사실 테스트적인 면이 강하다. 티케팅 하는 것을 보면 많은 분들이 오고 싶어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한 번 진행하면 뼈가 삭는다. 고생 파티다. '고기 생일파티'였달까."
"연례행사가 아니라 월례행사로 하려고 생각 중일 정도로 의욕이 많다. 시스템을 만들어놓으면 그 다음부터 쉽다. 같이 도와주는 친구들도 돈보고 하는게 아니라 재밌어서 하는거기 때문에 다들 뜻이 맞는다. 원칙이 있다. 먹을 것으로 장난치지 않고 최대한 온 사람들이 즐거울 수 있는 것이다. 무조건 친절하고 재밌고 아무 문제도 없으면 좋겠다."
Q.굴라굴라 페스티벌에 지인들도 많이 오나.
"꽤 많이 온다. 프로그램 같이 하는 분들, 전에 같이 했던 사람들, 앞으로 같이 같이 할 사람들이 올 예정이다. 초대권이 거의 없었다. 초대권을 만들 수 없는 구조다. 초대권을 하나 드리면 원가가 티켓보다 비싸기 때문에 많이 만들 수가 없었다."
Q.굴라굴라 페스티벌처럼 규모가 커져서 두려운 마음도 있을 것 같다.
"많이 우려스럽다. '돈스파이크가 고기 파티를 했는데 못먹었고 음식이 식었더라 불편했다, 재미없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정말 속상할 것 같다. 지인들한테 할 때는 '뭔소리야 공짜니까 그냥 먹어'할 수도 있지만 유료 관객들이 생기니까 부담감이 엄청 나게 생겼다. 최근에는 장을 보다가 마트 바닥에 드러누웠다. 스트레스 많이 받고 관객들이 들어와서 동선이 어떻게 될까도 고민이 많다. 또 관객분들이 와서 몇 시간 정도 있을까도 잘 모르다보니까 불안함도 있다. 전례가 없는 행사니까 3시부터 10시까지니까 몇끼를 먹을지도 모르고, 어떤 관객들이 올지도 모르니까 최대한 만반의 대처를 하려고 한다. 기본적으로 음식 장사를 하는 것처럼 팔고 수익을 내기 위해서 내는게 아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최대한 놀고 맛있게 먹는 것에 초점을 뒀다. 사무실에도 수익률은 생각하지 않고 후문이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스태프들도 많이 오고 준비를 많이 했다. 친한 셰프도 와서 도와줄 것 같다. 사실 식사하라고 불렀는데 '뭔소리냐 도와줘야지'라고 하는 분들이 많았다. 스태프들에게 '고기 앞에서 만인이 평등하다'고 강조했다. VIP존과 관객들에 차별을 두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지금도 내 차에 숯과 고기 불판 등이 있다. 전자레인지도 있다. 하도 주변 사람들이 고기를 구워 달라는 요청을 해서 아예 싣고 다닌다."
Q.수고스럽지 않나.
"되게 수고스럽다. 너무 힘들다. 거절을 하다가 하다가 거의 인맥이 끊어지기 직전에 한 번은 구워준다. 스테이크는 괜찮은데 굴라쉬같은 거는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장만 몇시간 봐야 한다. 다음에는 붕어빵이나 호떡같은 것을 해야될 것 같다. 육포라든지."
Q.요즘 생활은 어떤가.
"만족한다. 그러나 스케줄이 많아졌음에도 먹방이 마냥 즐겁지는 않다. 해외 먹방이 굉장히 힘든 부분이 많다. 먹는게 일이 되다보니까 좋아서 할 때랑 느낌이 다르다."
Q.먹는 것이 일이 되다보니 건강관리도 해야될 것 같다.
"영양제 같은 것을 잘 챙겨먹는다.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매끼니마다 '먹방'처럼 먹진 않기 때문에 평소에는 소식도 하고 절식도 한다."
Q.본업인 음악작업에 다소 소홀해지는 것은 신경쓰이지 않나.
"고민은 없다. 거의 어렸을 때부터 음악 공부를 했다. 지금 42살이니까 적어도 20년 넘게 음악을 한거다. 종교적으로도 몇년하면 안식년이 있고 하지 않나. 나 역시 지금 잠시 쉬는 때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예전보다 음악을 더 편하게 많이 듣게 됐다. 일로서 듣는 것이 아니다보니까 오히려 음악을 더욱 음악답게 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