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가 안방극장의 화제성과 시청률을 독식하며 이 문제의 부부의 세계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 3월27일 처음 선보인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연출모완일)는 영국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리메이크한 드라마로, 불륜이라는 소재의 엇갈린 호오에도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첫방송은 전국 6.3%(이하 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을 기록했다. JTBC 드라마 첫방송 시청률 중 역대 1위로 출발, 회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4회는 14%를 나타냈다. 굿데이터 분석 결과, 2주 연속 드라마부문 화제성 1위에도 올랐다. 출연자 김희애 박해준 한소희도 모두 화제의 연예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부부의 세계'의 인기요인으로는 자극적이고 통속적인 소재를 사건 위주보다 인물의 심리 위주로 그리고 있는 점이 꼽힌다. 지선우(김희애 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남편 이태오(박해준 분) 및 이들을 둘러싼 위선적인 세계의 민낯을 까발리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압권이다. 1회에서 지선우가 본 남편의 다른 휴대전화에는 불륜의 증거뿐만 아니라, 지선우와 오래도록 교류해온 주변인들이 모두 불륜의 공범이었다는 최고 반전이 드러나며 충격을 더했다. 이미 남편의 불륜을 예상하고 있던 시청자들에도 끊임없이 크고 작은 반전을 보여주면서 눈 돌릴 틈을 주지 않는다.
남편의 목도리에서 발견한 긴 머리카락 한 올이 과연 어떤 파국을 만들지,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후 지선우의 세계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더불어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 지선우가 만나는 사람들의 속내를 추리하는 재미는 덤이다.
화제의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JTBC스튜디오에서 원작 판권을 사들여 주현 작가와 협업으로 현재의 버전으로 재탄생됐다.
이와 관련 제작진은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닥터 포스터' 원작을 팀원 모두 재미있게 봤는데, 우리는 원작을 단순한 불륜물이라고 보지 않고 한 여자의 심리 스릴러라고 생각하고 봤다"라며 "'불륜' '막장'이 자극적이긴 하지만, 한 여자가 남편의 불륜을 의심하면서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자신의 한계까지 가보는 구성"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의심, 그리고 스스로의 밑바닥까지 가보는 점이 있는데 그 점이 다른 드라마와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닥터 포스터'를 한국 드라마로 만들면서 반드시 한국적인 드라마의 룰을 따라야 한다고는 보지 않았다. 일단 부부 관계, 또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를 그린다는 점은 '국적'불문의 소재였기 때문이다. 디테일한 설정들은 한국식으로 바뀌었지만 주요 설정과 1화의 반전은 그대로 가져왔다. 다만 보다 더 탄탄한 서사와 인물의 감정을 쌓을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 서사적으로는 원작과 다른 지점도 나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드라마로 만들면서 고민한 것이 많지는 않았다. 부부의 이야기는 만국공통의 이슈이기도 하고, 그 정서는 문화권에 따라 다르지만 하나의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영국에서도 크게 히트한 작품이어서 반향을 어느 정도는 예상한 부분도 있었다. 다만 원작은 시즌 1, 2를 합쳐서 10개의 에피소드인데, 그보다는 한국버전이 호흡이 길어서 (원작과) 달라지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예상과 다른 부분은 바로 폭발적인 시청률과 반응이다.
제작진은 "대본작업이 진행되면서 현지화나 섬세한 감정선이 잘 표현됐고, 연출을 맡은 모완일 감독님 연출이 절제하면서도 밀어부치는 힘이 있는 스타일이어서 우리 드라마가 가진 힘이 더욱잘 표현되고 있는 것 같다"라며 "또 배우들의 열연까지 더해져서 좋은 작품이 나왔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런 작품이라면 어느 정도 시청자분들이 좋아해주실 것이라고 예상은 했는데, 이 정도로 반응을 보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며 고마워했다.
단순히 '불륜드라마'라는 틀 안에 갇히지 않고 보다 깊고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부부의 세계'의 강점으로 꼽히는 심리는 물론 '관계'에서 오는 갈등과 여러 이야깃거리가 주요 소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작이 한 여자의 심리의 밑바닥까지 들여다보는 것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면 한국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보다 더 많은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부부의 관계 등 더 아양한 이야기가 나올 예정이다."
이같은 힌트를 바탕으로 '부부의 세계'는 더욱 '추리'하는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전망이다. 드라마 초반, 인물들의 어긋난 관계와 위태로운 세계, 그리고 외부인들과 주고 받는 감정과 갈등 속에서 재미를 키운 '부부의 세계'. 갈수록 긴장감을 더하는 이 '심리 스릴러'에 더욱 많은 시청자들이 빠져들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