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원의 소속사 임사라 대표가 앞서 '이윤택 성폭력 피해자 고소인단에 속해 있는 연극 배우들이 금품요구를 했다'며 썼던 글을 표현 일부를 수정했다.
오름엔터테인먼트 임사라 대표는 지난 25일 "그제 곽 배우가 연희단거리패 후배들(이윤택 고소인단 중 4명)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힘들다'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며 네 명의 배우가 곽도원에게 금품을 요구하고, 이후에도 전화를 걸어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튿날에는 네 배우가 금품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이윤택 성폭력 피해자 고소인단 측에 전달했다고도 밝혔다.
이에 대해 네 배우 측은 "계속되는 돈 얘기에 우리는 너무 자존심이 상하고 기분이 나빠져서 '돈 받으러 온 거 아니다. 선배 만나러 왔고 그냥 얘기하러 왔다, 돈 얘기 그만하자. 돈 필요 없다, 우리도 돈 많다'고 언성을 높였고, 그제서야 평범한 술자리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금품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했다.
또 극단 미인 김수희 대표는 임사라 대표를 겨냥해 "녹취본 반갑습니다. 순진하게 선배 만나러 나갔다가 당한 봉변이라 제대로 된 녹취도 없었습니다"라며 "편집하시면 변호사님 의혹 제기에 흠이 생길 수도 있으니 꼭 전문으로 부탁드린다"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논란은 제3자들의 글을 통해 더욱 커졌다.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피해자 A씨의 변호를 맡은 박훈 변호사는 임사라 변호사에게 "진짜 이윤택 사건의 피해자들이 '꽃뱀 짓'을 했나? 진짜인가? 그럼 내가 당신과 곽도원 관계에 대해 소설을 써도 되는가? 당신 소설처럼 그렇게 그럴싸하게 써도 되는가? 당신 그러면 나한테 전화나 문자로 뭔가 오겠지. 분기탱천해서. 그래서 그중 일부를 지우고 공개할까?"라고 지적했다.
그 뿐 아니라 연극 배우 강왕수씨는 곽도원에게 "언론이나 대표의 뒤에 숨지말고 너의 입장을 명확하게 이야기 해줬으면 한다"고 글을 올렸고, 연희단거리패 출신 연극 배우 김보리씨는 ""K(곽도원)측은 A가 주도적으로 이 소송을 준비하였으며 그녀를 비롯한 나머지 3인은 임사라 변호사의 말을 빌어 꽃뱀이기에 경제적으로 이득을 취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원하는 프레임에 맞춰 A를 재단하고 언론에 이야기를 흘리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후 곽도원은 직접 SNS에 "저는 이번 네 명의 실수는 너그러히 용서할 수 있다.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었음이 분명하니까"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임사라 대표의 '꽃뱀' 발언에 대해 "혹시나 저에게 또 다른 허위 미투가 생길까 염려해 먼저 글을 올린 것이고, 저는 임 대표의 행동이 소속사 대표로서 마땅히 했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곽도원이 추신으로 덧붙인 글에서 임사라 대표를 비판한 박훈 변호사에게 "만약 임사라 변호사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 저랑 1억빵 내기하실래요? 제가 이기면 변호사님께 받은 돈으로 이윤택 피해자들과 101명 변호인단 모시고 소고기로 회식하겠다"고 글을 쓴 것.
이에 박훈 변호사는 다시 "도원아. 1억 걸고, 더하기 10억하자. 나 역시 다 마른 오징어조차 빨 거다. 다 까고 시작하자"며 "네가 임사라 감싼다고 나한테 내기 했지. 녹취록 다 까고 문자 다까. 그런데 임사라가 주장한 '우리 4명한테 계좌로 보내' 이것 만큼은 용서 못한다"고 다시 목소리를 높였고, 두 사람의 갈등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후 곽도원은 논란을 의식한 것인지 자신의 입장문을 삭제했다.
그 가운데 이윤택 성폭력 고소인단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피해자 4명으로부터 금품 요구를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임 변호사가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저질렀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임사라 변호사의 폭로글 수정은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진행된 일인 것으로 보인다. '꽃뱀'이라는 표현이 다소 자극적이라는 지적이 있었고, 계속 논란이 돼온 만큼 "소리, 말투만 들어도 이건 소위 꽃뱀이구나 알아맞출 수 있을 정도로 촉이 생기더라"라는 문장은 삭제됐고, "안타깝게도 촉이 왔다"는 표현은 "안타까웠다"로 바뀌었다. 검찰 고발이 진행된 후 곽도원 측이 보이는 이 같은 미묘한 변화의 이유가 관심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