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수목드라마 '봄이 오나 봄'(극본 이혜선/연출 김상호)이 배우들의 하드캐리한 연기력으로 포문을 열었다. 익숙한 보디체인지 설정에 불륜 소재까지 등장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이 드라마가 뻔해질 수 있을 것이란 우려를 지웠다.
지난 23일 오후 10시 처음 방송된 '봄이 오나 봄' 1, 2회에서는 기자 김보미(이유리 분)와 은퇴한 여배우이자 국회의원 박윤철(최병모 분)의 아내 이봄(엄지원 분)의 극과 극 인생이 그려졌다. 김보미는 MBS 메인 뉴스 앵커를 향한 야망을 가진 과격하고 까칠한 인물로, 이봄은 국회의원인 남편을 위해 헌신하는 사랑스러운 인물로 각각 등장했다.
정반대 삶, 정반대 성격의 두 사람은 퀴즈쇼와 방송국 곳곳에서 만남을 가지며 인연을 계속 만들어나갔고, 그러다 김보미가 MBS 메인 뉴스 앵커가 되던 날 봄삼(안세하 분)으로 인해 약을 먹고 몸이 바뀌게 됐다. 김보미는 앵커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자신의 얼굴을 한 이봄을 앵커 자리에 앉히기에 이르렀다. 두려움에 벌벌 떨던 이봄이 과연 김보미 대신 앵커 역할을 해낼지 궁금증이 증폭됐다.
'봄이 오나 봄'은 영혼이 바뀌는 설정이 아닌, 얼굴부터 몸까지 바뀌는 체인지 설정으로 차별점을 강조했다. 앞서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김상호 PD도 "몸이 바뀌는 레퍼런스를 찾지 못할 정도로 새로 만드는 거라 낯선 측면이 있었다"며 "영혼이 바뀌는 건 말을 안 해주면 모르는 상황이 나오는데 몸이 바뀌면 주변 사람들이 알지 않나. 그런 시추에이션에서 탈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거기에서 벌어지는 코미디나 상황 속에서 주변 인물들과의 충돌, 이해 등이 그전의 체인지물과 다른 지점"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기존의 체인지 설정과는 다른 차별점이 있었지만 이를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납득시킬 수 있을지, 우려도 존재했다. 영혼 체인지보다 더 황당한 보디체인지 장면이 CG와 함께 다소 드라마틱하게 그려졌지만, 몸이 바뀐 뒤의 김보미와 이봄을 연기하는 이유리와 엄지원의 활약이 돋보였다. 오랜 시간 리딩을 통해 파악한 서로의 특징이 완벽하게 표현됐고, 보디체인지 설정은 낯설거나 황당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다소 괴팍한 성격의 김보미가 된 엄지원과 여성스럽고 겁이 많은 이봄이 된 이유리의 연기가 단숨에 우려를 지웠다.
'봄이 오나 봄'의 호평은 이유리와 엄지원의 연기력이 끌어냈다. 보디체인지 연기 뿐만 아니라 코믹 연기부터 주변 인물들과의 케미스트리가 보는 재미를 더했다. 여기에 뜻밖의 전개도 눈길을 끌었다. 엄지원이 연기 중인 이봄은 남편 박윤철에게 지극히 헌신적인 아내였지만, 박윤철은 이봄의 비서인 비서 최서진(손은서 분)과 불륜 관계로 충격을 더했다. 아내 앞에서는 최서진을 꾸중하고 나무랐지만 뒤에서는 그와 애정 행각을 벌였고, 아슬아슬한 관계로 긴장감을 조성하는 등 자극적인 전개가 이어졌지만 보디체인지 설정과 더불어 앞으로를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관전포인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