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월 29일 (금) 로그인 PC버전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2021년 1월 시애틀N 사이트를 개편하였습니다. 열람하고 있는 사이트에서 2021년 이전 자료들을 확인 할수 있습니다.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주워 먹다/주서 먹다

말뿌리 조회 : 20,961


많은 사람들이 ‘주워 먹다’가 바른 표기임에도 불구하고 ‘주서 먹다’를 실제 언어생활에서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왜 그럴까.

‘줍다’ 이전의 표준어는 ‘줏다(拾)’이기 때문이다.

‘줏고, 줏게, 주스니, 주슨, 주서’로 활용되었던 말이다.

 

穀食을 주서 어버이를 머기거늘 <月印釋譜 2:12>

 

‘주스니⟶주으니⟶주우니, 주슨⟶주운, 주서⟶주어⟶주워’는 양쪽이 서로 쓰이다가 ⟶의 앞말보다 뒷말의 세력이 커지면서 언중들은 어느새 ‘ㅅ 활용’을 ‘ㅂ 불규칙 활용’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를 언중들의 어원 착각으로 해석하고 있다.

 

‘줍다’와 ‘모으다’의 결합어 ‘주워 모으다’는 ‘줏모호다⟶줏모으다⟶주워 모으다’의 과정을 거친 말이다.

 

이러한 예 한 가지 더.

‘잡숫다/잡숩다’

현대어에서는 ‘잡수시다’의 준말 형태로 ‘잡숫다’를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좌시다⟶자시다’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먼저 보자.

 

果實와 믈와 좌시고 <月印釋譜 1:5>

몬져 좌시니 <楞嚴經 諺解 7:71>

그리고 후에 나온 訓蒙字會는 ‘자실 흠歆’ 형태가 나타난다.

 

‘자시다’와 다른 형태, ‘드(擡)시다’의 의미를 갖는 ‘잡(擡)수다’가 있다.

 

후에 상 잡소으라(後頭擡卓兒) <初朴通事諺解 上6>

 

문세영(1936)의 조선어 사전에 의하면, ‘잡수시다’와 ‘잡숩다’를 같은 내용으로 보고 있다.

‘잡숩다’의 ‘ㅂ’ 변칙으로 인식하여 ‘잡수우시다⟶잡수시다’로 해석한 것이다.

어간 ‘ㅅ/ㅂ’의 혼용 또는 착각 현상은 언중의 어원 의식에서 나타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잡숫다/잡숩다’에서 ‘잡숫다’가 세력이 크기 때문에 표준어가 되었고, ‘주서 먹다’보다 '주워 먹다'가 세력이 우세하므로 표준어가 된 것이다.

'잡다(拾/擡)'와 '줍다'는 같은 어원이다.

이에 대한 모음 교체 설명으로 말뿌리 공부 72 ‘주무세요(2015-11-01)’을 권한다.




말뿌리 공부

분류
Total 90
List
 1  2  3  >  >>

© HHB Media LL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