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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시-백현수] 하얀 날개



백현수 시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

하얀 날개

한 해 끝날 동네 길을 나선다.
소슬 門 문턱에서 신발 끈을 동여매고-
 
도로 결 따라 무성한 Fir Tree틈새로 낙엽수 군상들이 벌거벗은 채
듬성듬성한 그런 고적한 장면들이 시야에서 벗어날 즈음 Meadowdale Beach Park 해안가에 당도했다.
-이 땅의 원주민은 간데없고 이방인만 모였네-하는 찰나!
 
-넘이에 갈매기 떼 작은 종/種들이 재빠른 깃 놀림으로 먹이-감 찾아 안착을 연발하는
그런 장면을 무심한 파고/波高는 하얀 결을 내고 지평 너메까지 무늬를 띄우고- 띄우고-
번득이는 샛-빛들의 향연을 목도하고 있는 나는 이렇게 중얼인다.
“의지에서 표상으로철인의 외침처럼
–나는 나의 속기/俗氣를 여기서 버리겠다
–내 연인에게우리 거기서 이렇게 만나요라고 편지하겠노라고
 
나는 또 외친다
날개야 날개야 하얀 날개야-
날개야 날개야 하얀 날개야-
-神이여! 당신의 결을 허공에 채우소서!
우리 모두 각자의 결을 따라 이 광활한 대지에 얼싸게 수놓게 하소서!
 
걸어온 만큼 되돌아오는 노중에서도
사철 푸른 상록수야 뽐-내지 마라!
벌거벗은 낙엽수야 기/-죽지 마라!
내일 먼동이 트면 또 계절의 여신이 봄을 동여매고 오는 날 네 앙상한 가지에도 새순이 트고 늘 푸른 초장을 노래하리라
 
새해를 맞이하는 설친 마음에
우리네 인생사에도 하얀 날개가 있어
나와 너에게 맡겨진 생존의 결을 따라 이 풍진 세상에 꿈 무늬를 수 놓으리니
 
맞닿은 길목 내 집 소슬 문 아래서 신발 끈을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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