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a/file/News/3227026947_3dMIwQ6b_5BED81ACEAB8B0EBB380ED99985DEBB0B1ED9884EC8898_ED9484EC82AC.JPG)
백현수
시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
하얀
날개
한
해 끝날 동네 길을 나선다.
소슬
門 문턱에서 신발 끈을 동여매고-
도로
결 따라 무성한 Fir Tree틈새로 낙엽수 군상들이 벌거벗은 채
듬성듬성한
그런 고적한 장면들이 시야에서 벗어날 즈음 Meadowdale Beach Park 해안가에 당도했다.
-이
땅의 원주민은 간데없고 이방인만 모였네-하는 찰나!
해-넘이에 갈매기 떼 작은 종/種들이 재빠른 깃 놀림으로 먹이-감 찾아 안착을 연발하는
그런
장면을 무심한 파고/波高는 하얀 결을 내고 지평 너메까지 무늬를 띄우고- 띄우고-
번득이는
샛-빛들의 향연을 목도하고 있는 나는 이렇게 중얼인다.
“의지에서
표상으로” 철인의 외침처럼
–나는
나의 속기/俗氣를 여기서 버리겠다
–내
연인에게 “우리 거기서 이렇게 만나요”라고 편지하겠노라고
나는
또 외친다
날개야
날개야 하얀 날개야-
날개야
날개야 하얀 날개야-
-神이여! 당신의 결을 허공에 채우소서!
우리
모두 각자의 결을 따라 이 광활한 대지에 얼싸게 수놓게 하소서!
걸어온
만큼 되돌아오는 노중에서도
사철
푸른 상록수야 뽐-내지 마라!
벌거벗은
낙엽수야 기/氣-죽지 마라!
내일
먼동이 트면 또 계절의 여신이 봄을 동여매고 오는 날 네 앙상한 가지에도 새순이 트고 늘 푸른 초장을 노래하리라
새해를
맞이하는 설친 마음에
우리네
인생사에도 하얀 날개가 있어
나와
너에게 맡겨진 생존의 결을 따라 이 풍진 세상에 꿈 무늬를 수 놓으리니
맞닿은
길목 내 집 소슬 문 아래서 신발 끈을 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