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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시-심갑섭] 창조 신화



심갑섭 시인(서북미문인협회 회원)
 
창조 신화

신호등에 물이 파랗게 차오르면
물고기들은 서둘러 물길을 따라 오간다
길가에 가지런히 늘어선 수초들
그 누구도 그 경계를 넘나들지 않는다
심해 바닥부터 세워지는 거대한 통발들
물고기들이 빼곡히 드나든다
모세는 교통통제시스템을 바라보며
모니터에 드러난 수많은 어항을 관리한다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수족관 덕분에
갇혀 있다고 생각하는 물고기는 없다

물을 잊고 살던 물 속 세상은
온갖 폐기물로 오염되었고
고래가 다니던 길은 
쓰레기를 내다버리는 공터가 되었다
외출은 고립되었고
수많은 벽들이 생겨나고 말았다
누군가는 노아의 방주가 필요하다고 외쳤다
재빠르게 배를 띄워 노를 젖는 자도 있고
수영을 배우려는 사람도 생겼다

공기를 잊고 살던 물 밖 세상도
3만년을 곱씹던 바이러스를 깨우고 말았다
일상은 기적이 되었고
기억은 치매를 앓다가 어제를 잊었다
풀어서는 안되는 매듭이었고
열어서도 안되는 문이었다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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