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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시인의 아메리카 천국] 가슴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가슴

한 해가 저물어 가면
미루나무에게 눈길이 닿아 오래 머무네.
그는 무언가 부족한 나무 같아서네.
화려한 꽃도 열매도 맺지 못하는 나무
생의 갈증이 있는 듯 모가지를 길게 빼고
늘 하늘을 우러러 바라보네.
미루나무는 그 몸 5할이 모가지이네.
그렇네.
사람도 부족한 사람에게 더 가슴이 닿네.
글도 부족한 글에 더 가슴이 닿네.
새도 외로운 새에게 더 가슴이 닿네.
학생도 부족한 학생에게 더 가슴이 닿네.
부족한 사람이 더 사람향기가 풍기네.
부족한 글이 더 인간적이네.
새도 가련한 새가 더 가련한 아이 같네.
그렇네, 가슴은 슬픈 사람의 어머니이네.
부족한 사람이 부족한 사람을 안아 꽃이 피네.
나무는 부족한 사람에게 더 기우는 사람이네.
저 부족한 듯한 미루나무, 아마도
코로나병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를 위해 기도하리라.
그렇네, 예수님도
부족한 사람들을 품어주기 위해 해마다 태어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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