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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생활-김 준] 그가 드린 가장 짧은 기도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그가 드린 가장 짧은 기도

 
오래 전에 K교수에게서 들은 간증 내용입니다.

그가 20대 중반에 일본으로 유학을 간 시기는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달한 일제 말기였습니다. 그 당시 조선에 있는 청년들은 물론, 일본에 유학하고 있는 학생들까지 일본군으로 징집하여 전선으로 보내어 희생을 강요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에 속국이 된 것도 억울한데, 꽃다운 젊은 지성인들이 명분도 없고 무의미한 전선에 끌려가 희생된다는 그 비극이 온 민족의 가슴에 한을 남기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절망 속에서 자포자기하며 술과 쾌락에 몸을 던지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해외로 도피할 방법도 시도해 보았지만 그것도 생명을 거는 모험이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던 그는 얼마 동안 깊은 고뇌에 잠겨 있다가 마침내 한가지 결단을 내렸습니다. 그는 외부와의 접촉을 일체 끊고 3일을 작정하고는 말씀과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뜻을 찾으면서 그 엄중한 상황을 신앙적으로 해결해야겠다고 다짐을 하였습니다

문 밖에는 부재중이라고 붙이고, 안으로는 커텐을 치고 문을 잠그고는 책상 앞에 성경을 펴 놓고 앉았습니다.

사방 어디를 보아도 절벽뿐인 암담함 속에서 인간의 한계를 절감한 그는 온 정성을 다하여 신약성경 마태복음부터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마가복음, 누가복음을 지나 요한복음 15장을 읽을 때였습니다.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오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 이는 너희로 가서 과실을 맺게 하고 또 너희 과실이 항상 있게 하여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무엇을 구하든지 다 얻게 하려 함이니라.( 15:16)”

이 말씀 중에 특히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다라는 그 말씀에 너무나 감격하여 더 이상 읽지를 못한 채 눈물만 흘리고 있었습니다

내가 하나님을 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손수 택하시고 그 하나님의 관심과 사랑을 내 전 생애 위에 집중하고 계시다는 그 감격스러운 사실을 새삼 깊이 깨달으면서 그는 눈물을 닦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기 시작하였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그러고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더 이상 기도드릴 말이 없었습니다. 아니 그 이상 기도를 드릴 필요가 없었습니다. 왜요? 그가 이 세상에 태어난 후 생사의 기로인 그 절박한 상황 속에서, 인류의 역사를 주관하시는 그 위대하신 하나님, 온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관장하시면서도 나 같은 미천한 존재까지도 택하시고 돌보시는 그 사랑의 본체이신 하나님을 온 뜻과 정성을 모아 뼈속까지 사무치는 간절한 심정으로 아버지!”하고 부르고 나니까 그 이상 더 간구할 말이 없었고, 천가지 만가지 다른 모든 기도들이 하나님 아버지이 한마디 속에 모두 응축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3일을 기약했는데 그렇게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하루만으로 충분하였습니다. 그는 벌떡 일어나 커텐을 제치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어둠이 깃든 밤, 사방은 고요했고 하늘엔 별들이 총총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 별들을 바라보며 그는 생각했습니다. ‘저 광활한 우주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 내 아버지가 되시는데 내가 왜 그렇게 번민하며 방황했던가.’

그 후 그는 징집을 눈 앞에 두고 있을 때 일본의 패전으로 815 해방의 감격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수십권의 저서와 수천 회의 강연과 설교를 통해서 그 누구보다도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아들답게 수많은 과실을 맺고 있습니다.

그는 지금도 그때 하나님 아버지로 끝낸 기도를 회상하면서 가장 짧은 기도였지만 가장 진지하게 정성을 다한 기도였고 그 어느 기도 보다도 하나님께 상달된 기도였다고 술회하고 있습니다.

**김 준 장로의 <신앙과 생활>을 추가로 보시려면 아래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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