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a/file/News/847764141_HxlcSMJr_1136122415_5UT3Cv4z_1193508177_xCHKpfVy_ED81ACEAB8B0EBB380ED99981_1136122415_zulvJWSN_1193514803_ocabZ9qi_oh-jun-bang-new-273x300.jpg)
오정방 시인(오리건 문인협회 회장)
그런 산촌에서…
새벽엔 수탉이 어김없이 꼬끼오 울어대고
아침엔 온갖
새들이 지지배배 노래하고
낮에는 장끼들이
후루룩 홰를 치면서 날아가고
밤에는 귀뚜리들의
합창에 두 귀가 마냥 즐거운
그런 한적한
산촌에서
몇 날 몇 밤이라도
지내고 싶다.
새벽엔 뽀오얀
안개를 헤치며 오솔길을 걷고
아침엔 뜨락에
심긴 화초들에 물을 주고
낮에는 등나무
아래에서 좋은 시를 소리내 읽고
밤에는 평상에
누워 쏟아지는 별들을 헬 수 있는
그런 고요한
산촌에서
몇 날 몇 밤이라도
보내고 싶다.
<해설>
인용된 작품에서 시인은 신이 창조한 자연으로 돌아가 사회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자아를 회복하고자 한다.
사실은 신이 세상을 창조할 때 인간도 자연이었다.
옷을 입지 않아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풀과
나무와 한 가족이었다. 그러나 아담과 이브가 말씀에 순종치 않아 그 자연으로부터 퇴거 당하고 그 낙원을
상실하였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바로 그 잃어버린 낙원, 즉
실낙원의 사회에서 본래의 자연을 다시 찾는 꿈을 꾸고 있다.
“우리들이 쫒겨나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낙원은 그리움이다”라고 장 파울이 노래했듯이 이 작가도 그가 잃어버린 낙원을 그리움으로 회복하고자 한다. 그리움으로
복락원의 삶을 갈망한다.
이 작품의 가치는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재물 명예 힘의 사회성에서가 아닌 순박한
자연과의 일체적 조화의 세계에서 가능함을 깨우치게 하는 시적 모티브에 있다고 하겠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