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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시인의 아메리카 천국] 머킬테오(Mukilteo) 도서관의 사계(四季)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머킬테오(Mukilteo) 도서관의 사계(四季)
 
 
머킬테오 도서관*은 내가 출근하는 문학의 숲이다.
이 숲 속에서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설레임을 갖는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이 숨을 쉰다.
에머슨 소로우 휘트먼이 산책을 하고
바이론 랭보 괴테가 자작시를 낭송하며
타골 한용운 윤동주가 명상 기도를 한다.
문향이 짙은 이 숲에선 사랑하는 힘이 솟아난다.
슬픔과 고뇌도 서정시로 구워 나온다.
자신의 맑은 혼이 대화를 걸어온다.
한 권의 책이 신을 만나 경배하게 하는 경전이다.
 
비가 내리는 겨울, 키 큰 더글러스 전나무가 들어와
벽난로 앞에서 책을 읽다가 코를 곤다.
창밖에 함박눈이 내리는 날이면
시인 프로스트가 흰 버버리코트를 입고 풀밭을 걷는다.
4월이면 시집 속의 시인들이 화단의 꽃들로 피어난다.
5월이면 철죽꽃이 로빈새와 들어와 함께 시를 쓴다.
9월이면 롱펠로우 시인이 흰구름되어 하늘에 노를 젖는다.
시월의 붉은 단풍잎이 다람쥐 눈 속에서 새벽별로 반짝인다.
 
머킬테오 도서관,
책 읽는 사람들 얼굴이 깊은 산속에서 나온 사슴의 얼굴이다.
글을 쓰는 사람의 얼굴이 고목에서 나온 새싹 같다.
 

*시애틀 북쪽의 교외 소도시의 시립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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