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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호 시인(서북미 문인협회 부회장)
[제35주년 5ㆍ18민주화 운동 기념식서]
망월꽃
나 푸르고
너 푸르고
그들의 군복까지
푸르기만 했던
오월
그 푸른 시절
붉게 핀 꽃
눈 시리게 붉어라
광장 옆
방망이에 터진
동생 머리 위
피었네
골목 안
칼에 찔린
누이 가슴 위
피었네
창문 밑
총알 뚫고 나간
형의 등판 위
피었네
어둠 짓누른 밤이면
더 진한 붉은 빛
남은 자의 눈물보다
붉어라
꽃을 피우기 위해
민중은
총칼 앞으로 행진하고
꽃을 죽이기 위해
총칼은
민중을 쓰러트리고
유린당한 계절
앞선 자의
무덤을 밟고 피는 꽃
잔인한 자유야!
잔인한 민주야!
너를 위해 핀 꽃
짙푸른 오월
망월꽃 앞 고개 숙인
산 자여!
무엇했느뇨?
무엇하느뇨?
꽃잎의 행진이
꽃잎의 함성이
살아 가득 찬
망월의 하늘을
바라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