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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이춘혜 시인] 가을 山



이춘혜 시인
 

가을 山
 
 
가을 산이 새들을 앞세우고 새벽부터
찾아와 노래한다 어서 일어나라고.
허리엔 구름꽃 감고
수천 년 지나도 늙지 않는 온화한 얼굴
화려하게 단장하니 황홀하게 눈부시다.
온갖 열매들 등허리가 휘도록 짊어지고
해거름 길에 나선 山
사랑의 불꽃으로 세상을 환히 밝힌다.
 
나무하나 없는 벌거숭이산처럼
갈수록 황폐해지는 사람들 가슴
피 땀없이 모아서 쌓은 황금 모래성
연이은 부패의 고리
차라리 쓴 웃음밖에 보낼 것 없는 세상 인심
여론의 돌팔매를 피하려는 궁여지책들
탐욕스런 불꽃이 이 세상을 핥고 있다
간사하고 혐오스런 혓바닥을 너울거리며.

 
<해설>
이 작품 속에서 작가는 가을을 맞아 풍요의 산과 황폐한 산, 즉 자연의 산과 세상의 산을 대비시킨다

자연의 산은 성실한 노동으로 풍성한 열매를 수확하는 산이고 세상의 산은 “피 땀”없이 불로소득의 황금만능을 믿는 세속적 산이다

자연의 산은 붉게 물든 단풍잎으로 치장한 아름다운 형태의 산으로써 풍요한 열매를 지고 지상에 사랑의 불꽃을 선물하나 “나무 하나 없는 벌거숭이 산”인 세상의 산은 탐욕의 산으로써 냉랭한 인심으로 황무지 세계이다

결론적으로 작가는 인간미가 피폐화 되어가는 물질추구의 현시대를 “가을 산”과 대조시켜 사회의 세태를 고발하고 인간성 회복을 시적 모티브로 내장시켰다

동시에 진실한 노동과 사랑의 정신을 시적 주제로 구축하고 두 형태의 상반된 산의 형상을 적절한 이미지와 묘사로 독자의 공감을 획득하는 시적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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