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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철 시인
서북미문인협회 이사장
따뜻한 달걀
산이 좋아
산속에 사는 친구가
집 닭이 낳은
달걀 한 꾸러미를 내려 놓고
햇살 따라 떠났던 어제
그때까지 따뜻했던 몇 개는
언 손을 녹였지요
꼭 그 손에 뭘 쥐어줘야겠는데
화공제품은 칼날이 숨어있어
풀잎들 심장을 찌를 거고
포장에 가려 값비싼 것은
분에 넘칠 것 같아
지구를 닮은 둥그스럼한 게 뭣일까
별을 헤아리던 어젯밤은
뜬 눈이었습니다
어둠을 지키는 별들
하나씩 물어다 가슴에 품어주면
내일 아침 동녘에서
껍질 깨는 소리 들려올 것 같은 밤
우리는 깨어있습니다.
<해설>
이 작품에서 시인은 친구의
우정을 “따뜻한 달걀”의 체온으로 일체화하여 매우 정감깊은 서정으로 표현한다.
“달걀 한 꾸러미”를
주고 떠난 친구에게 그는 답례로 줄 선물을 “지구를 닮은”것으로 생각하다가 “별”을 선택함으로써 매우 생태주의적 시인임을 보여준다.
그는 그 “별들을/ 하나씩 물어다 가슴에 품어주면/내일 아침 동녘에서/껍질 깨는 소리 들려올 것”을 예감한다. 그의 친구는 이미 떠났기 때문에 그는 그 별을 닭의 가슴에 품어 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아침 일찍 닭이 울어 지구를 깨우는 소리를 들으며 자연의 섭리에 대한 깊은 성찰을 체득한다. 이 작품에서 시인은 우정을 시적 주제와 생태주의의 모티브로 보다 아름다운 자연의 신세계의 비전을 메시지화하는
매우 견고한 깨달음의 미학을 시적으로 의장화하여 주목된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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