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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터지고 갈라지는 제주 감귤…속 까맣게 타는 농민



<7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에서 감귤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진성 씨(55)가 자신의 감귤원 내 '열과(裂果)' 피해를 입은 감귤을 살펴보고 있다.2016.9.7/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폭설·폭염·폭우 이상기후에 '열과(裂果)' 피해 속출



"하늘도 무심하시지…"


올 한 해 폭설과 폭염, 폭우를 온몸으로 견디고 있는 제주 감귤농가의 첫 한마디다.

사상 유례 없는 강추위와 무더위 속에서 농가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겨우 감귤나무에 열매가 맺혔지만 지난 1일과 2일 내린 갑작스런 폭우로 열매가 모두 터져버렸기 때문이다.

현장을 찾은 7일도 비가 내리다 말다를 반복하는 궂은 날씨였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의 한 감귤원에서 만난 김진성씨(55)는 "어제 감귤나무에 영양제를 놓아 뒀는데 또 갑자기 비가 와서 하늘이 야속하기만 하다"고 푸념을 늘어 놨다.

김씨는 이 감귤원 일대에서 노지감귤을 생산하고 있다. 

예년 같았으면 열매솎기를 끝내고 성숙기에 접어든 감귤열매를 관리하기 바빴을 그지만, 다시 열매솎기 작업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감귤나무 마다 적게는 10개, 많게는 수십여개의 감귤열매가 터지고, 갈라졌기 때문이다. 바로 '열과(裂果)' 현상이다. 

여름철 무더위가 지나간 뒤 갑자기 비가 내리면 과육이 빠르게 수분을 흡수해 결국 과피가 찢어지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김씨는 "지난 겨울 언피해로 감귤나무의 수세가 많이 약해진 상태에서 폭염이 이어졌고, 최근 갑자기 폭우가 내리면서 열과 피해가 커졌다"면서 "전체 생산량의 6~7%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속이 쓰리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서홍동에서 감귤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종현씨(47)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이번 열과 피해로 생산량이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열매솎기를 거의 끝냈는데, 또다시 인부를 고용해야 한다. 2중, 3중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7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의 한 감귤나무에 '열과(裂果)' 피해를 입은 감귤열매가 맺혀 있다.2016.9.7/뉴스1© News1 오미란 기자

제주시 지역 상황도 비슷하다. 

특히 제주시 애월읍에 있는 부성훈씨(37)의 감귤원은 대부분 과피가 얇아 열과 피해에 취약한 만감류를 생산하고 있어 시름이 더 크다. 

부씨는 "천재지변에 정신이 없다. 더 이상 피해가 없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8월31일과 9월1일 제주도내 감귤나무 567개를 대상으로 한 열과 피해 조사 결과 전체 생산량 중 0.7%에서 열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열과 피해 발생률은 10%에 달했다.

센터 관계자는 "단순히 1%라고 해서 피해가 적은 것 같지만, 제주도내 전체 감귤 생산량의 1%인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큰 수치"라며 "조사기간 이후에도 열과 피해가 진행된 점까지 고려한다면 피해는 막대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올해 제주 노지감귤 예상생산량은 54만4000톤이지만, 적정생산량은 51톤이다. 이번 열과 피해는 전체적인 생산량 감소보다는 출하 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품 생산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터지고, 갈라져 버린 감귤은 어쩔 수 없이 전부 폐기해야 하는 상황.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열매솎기를 하는 방법뿐이다. 대대적인 열매솎기 작업을 마무리한 제주 감귤농가들의 한숨이 더 깊어지는 이유다.
7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의 한 감귤원에 '열과(裂果)' 피해를 입은 감귤들이 상한 채 바닥에 떨어져 있다.2016.9.7/뉴스1© News1 오미란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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