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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민중을 개돼지라고 말한 이는 기생충같은 존재"



3년만의 신작 장편 '풀꽃도 꽃이다' 발간기념 기자간담회



"민중을 개돼지에 비유하고 신분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 이는 그 개돼지에 기생하는 진딧물이나 기생충 같은 존재입니다. 그가 사퇴하는 것은 물론 교육부 장관도 사퇴해야 합니다."


조정래 작가(73)는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신작 소설 '풀꽃도 꽃이다'(해냄)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일어난 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돼지이며 신분제는 공고화되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이같이 일갈했다. 

작가는 "세금을 내지 않고 국난이 오면 군대도 안 가는 게 조선 양반의 실체였다. 그래서 조선이 멸망한 거다"면서 "이런 신분제도를 공고히 하겠다는 이가 정책기획관, 즉 교육부 핵심부서의 장이다. 그러니 대한민국 교육이 이렇게 엉망이 됐다"며 성토를 이어갔다. 

조정래 작가의 교육에 대한 분노는 이날 발간된 '풀꽃도 꽃이다'의 직접적인 집필 동기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하는 것이 교육인데 교육의 병폐 때문에 하루 1.5명의 학생들이 자살로 죽어간다. 국가도, 사회도, 부모도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아 이 소설을 안쓰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집필동기에 대해 설명했다.  

"청소년 자살률 1위, 가장 긴 공부시간에도 학업성취도는 꼴찌, 40조 규모의 사교육시장에도 경제효과가 20%에 불과하다" 등 교육현실에 대한 노 작가의 개탄은 더 이어졌다. 

'풀꽃도..'의 작가의 말에서도 작가는 "아들 시대에는 통일이 오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분단상황은 더욱 공고해졌다. 손자의 시대에는 불법과외와 과도한 사교육이 없어지지 않을까 기대했다. 하지만 그 기대를 배신하고 사교육의 위세는 난공불락이 됐다"면서 "고등학생이 되고 중학생이 된 내 손자들이 사교육 시장의 거센 파도에 휩쓸리는 것을 보면서 아들을 논산훈련소에 아들을 데려다주고 돌아올때의 심정과 비감함을 느꼈다"는 진한 비애감을 표현했다. 

작가는 간담회 자리에서 "이번처럼 통렬한 심정으로 작가의 말을 쓴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소설 '풀꽃도 꽃이다'는 모의고사 성적표를 복도 벽에 붙여 학생들에게 위화감과 긴장감을 야기하는 차별교육에 반대해 교장실을 찾아 항의하는 고등학교 교사 강교민이 주인공이다. 

그는 학생들이 성적에 연연해 행복하지 못한 현실을 고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항변하고 학생들에게는 성적보다 인간의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런 그에게 어느날 친구가 아들의 상담을 부탁한다. 친구의 아들은 성적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자살을 꿈꾸는데 작품 안에는 이같은 자녀의 입장, 부모의 입장, 교육현장의 모순 등이 다 드러난다. 

조정래 작가는 제목에 대해서는 "장미만 꽃이냐. 풀꽃도 꽃이다. 잘난 놈만 사람이 아니라 못난 놈도 사람이다. 단 한명의 학생도 버려서는 안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주인공 강교민의 이름에 소설의 주제가 담겼다. 어제 한 기자가 전화로 뜻을 물었지만 말해주지 않았다"면서 "독자들에게 퀴즈로 낸다"고 했다. 

칠순이 넘는 나이에도 사회문제는 줄곧 노작가의 관심사였다. 해방과 민족분단,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민족사의 격동기를 다루며 한국문학사에 한획을 그은 '태백산맥', 일제 식민지 지배의 억압과 수탈 상황 속 우리 민족의 모습을 다룬 '아리랑' 등 대하역사소설은 물론 중국을 소재로 한 '정글만리', 대기업과 권력자들의 비밀을 파헤친 '허수아비춤' 등의 장편소설로도 우리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파헤치는 매서운 칼날을 보여주었다. 

2012년 출간한 장편 '외면하는 벽'의 '작가의 말'에서 "한정된 시간을 사는 동안 내가 해득할 수 있는 역사, 내가 처한 사회와 상황, 그리고 그 속의 삶의 아픔을 결코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다"는 작가의 말대로 칠순의 작가의 눈은 교육이라는 중요한 문제로 향했다. 

2013년 '정글만리'를 낸 이후 이후 3년간 자료를 조사하고 각급 학교와 사교육 현장을 찾아다니며 관련 종사자들을 취재한 뒤 작가는 몇 개월 만에 총 2212쪽, 두 권 분량의 이 소설을 완성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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