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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호세프 직무정지…13년 좌파 정권 막내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AFP=뉴스1>

상원 의원 55명, 탄핵심판 개시에 찬성…반대 22명
호세프 대통령, 최장 180일 직무정지…부통령 권한대행


브라질의 첫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가 12일(현지시간) 권한을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에게 넘기게 됐다. 상원 의원 과반이 대통령 직무가 최장 6개월 간 정지되는 탄핵 심판 개시에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그의 대통령 복귀 가능성은 현시점에서 희박하다. 이날 투표에서 탄핵 개시에 찬성한 상원의원수가 탄핵안 최종 통과에 필요한 제적 2/3를 넘어선 때문이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상원은 전일 오전 시작돼 자정을 넘기며 20시간 이상 지속된 마라톤 심의 끝에 의원(총 81명) 55명이 탄핵심판 개시에 찬성했다. 반대는 22명에 그쳤다. 기권 1명에 3명은 불참했다. 탄핵 심판 개시를 위해선 의원 단순 과반의 찬성이 필요하다. 

◇최장 6개월 뒤 최종 탄핵 투표

탄핵 심판은 대법원장의 주재 하에 최장 6개월간 열리며, 대통령 권한은 정지된다.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권한을 대행한다. 그는 집권 연정에서 탈퇴한 중도 우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이다. 이로써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이후 13년에 걸친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 정부 집권은 끝나게 된다.

심판 일정이 끝난 뒤 상원은 재차 표결에 들어가는데 탄핵을 위해선 3분의 2인 54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탄핵 심판 개시에 이보다 많은 55명이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에 호세프 대통령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이 탄핵돼 물러나면 남은 임기는 테메르 부통령이 맡는다. 테메르 부통령은 이날 오후 새 내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를 맡게 되면 자신의 최우선 사항은 수십년래 최악의 불황을 해소하고 의회 기능 마비를 끝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된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 © AFP=뉴스1


지난 1970년대 군사 독재에 반대하는 게릴라 조직에 참여했다가 붙잡혀 숱한 고초를 겪었지만 살아남아 국가 정상의 자리까지 오른 호세프 대통령은 탄핵 시도는 "쿠데타"라고 부르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브라질 매체들은 상원 표결 결과는 호셰프 대통령에 1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10시)에 통보되며, 이때 대통령이 성명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집권 노동자당(PT)의 대변인은 다수의 지지자들이 대통령궁 밖에 집결해 궁을 떠나는 호세프 대통령에 경례를 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심리에서 상원 의원 중 70여명이 15분간씩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호세프 대통령의 측근인 파울로 파임 의원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면서, 자신은 수개월 뒤 진행될 탄핵 투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 공화당(PR) 소속의 마그노 말타 의원은 탄핵은 아픈 국가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쓴 약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말타 의원은 "탄핵 투표가 가까워질수록, (헤알화 대비) 달러 가치는 하락하고 우리 증시는 오름세를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극심한 국민 분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이 채 3달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브라질은 수십년래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 또 정치권과 산업계 유력 인사들이 대거 연루된 에너지업체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로 몸살을 앓아왔다. 

위기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브라질은 호세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국민들과 PT를 지지하는 이들로 양분됐다. 헤난 칼헤이로스 상원의장은 이번 탄핵 논란은 브라질에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남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을 빠져나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앞서 검찰총장은 하원의 탄핵안 처리에 법적 하자가 있다며 연방대법원에 절차 중단을 요청했지만 기각됐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심판 여부를 결정지을 상원 표결을 앞둔 11일 (현지시간) 브라질리아 의회 앞에서 탄핵을 지지하는 시위대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AFP=뉴스1 

또 호세프 대통령에게 씌워진, 정부 회계 조작 혐의가 탄핵감인지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지만 경기 불황과 부패 등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치솟은 상황이어서 호세프 대통령은 권좌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국민 분열 양상은 의회 밖 풍경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경찰은 탄핵 찬반 세력이 충돌할 것을 우려해 철로 만든 펜스를 세워놓았다. 또 경찰은 호세프 대통령 지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페퍼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했다. 찬반 시위대 간 충돌 장면도 있었다. 

◇혼란 수습 가능 여부 의구심…대권 승계권자 모두 비리 연루

지난 5개월여간의 정치 혼란으로 불황은 더욱 악화됐고 호세프의 경제 아젠다는 뒷전으로 밀려났기 때문에 호세프의 퇴진은 치솟는 실업률과 두자릿수 인플레이션으로 신임을 잃어온 브라질에서 투자자 신뢰를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 소재 윌슨센터의 브라질 인스티튜트의 디렉터 파울로 소테로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사람들은 테메르 부통령이 이끌어갈 수 있는지, 또 경제를 되돌려 놓을 수 있는지 보길 원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세프 대통령이 집무실을 떠난다고 해서 브라질의 정국 혼란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부패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브라질에서 대통령 유고시 권력 승계 서열은 부통령, 하원의장, 상원의장, 대법원장 순이다. 권한 대행을 맡는 테메르 부통령은 호세프 대통령과 유사하게 정부 회계를 조작해 비승인 정부 대출을 받았다는 혐의로 탄핵 소추될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테메르 부통령은 또 '세차 작전'(Operation Car Wash)으로 불리는 국영 에너지 업체 페트로브라스 수사 도중 2차례 '플리바게닝'(유죄협상 제도)에서 이름이 언급됐다.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은 지난해 페트로브라스 스캔들에서 수백만 달러를 뇌물로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세차 작전' 조사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의해 지난주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달 31일 (현지시간) 브라질 여당 노동자당 당원들이  리우에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를 하고 있다.© AFP=뉴스1 

바우지르 마라냐웅 임시 하원의장 역시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또 11일 조만간 사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수의 헌법 전문가들은 임시 하원의장은 승계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칼헤이로스 의장은 11개 범죄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중에서 9개는 페트로브라스 스캔들과 관련돼 있다. 히카르두 레반도프스키 연방대법원장은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이 없다. 하지만 그의 임기는 오는 9월 끝난다. 후임은 카르멘 루시아이다. 

한편 브라질 대통령은 앞서 1992년에 직무 정지를 당했다. 당시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대통령은 부패 혐의로 상원 탄핵 심판을 받게 됐으며, 상원이 혐의를 발견하기 직전에 사퇴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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