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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시장 따라잡는 도시락 열풍…집밥 통했다



[음식속 숨은 이야기]도시락 시장의 정점인 日기차도시락 벤치마킹해야 



올해 국내 도시락 시장규모는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 초 2000억원에 불과했던 도시락 시장이 10여년 만에 15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3~4년 내 현재 규모의 2배인 5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현재 치킨 시장규모는 5조원으로 치킨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도시락 시장이 치킨 시장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락 열풍은 웰빙에서 시작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집밥으로 확장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동현 농촌진흥청 연구관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획일화된 점심메뉴, 자기개발의 시간필요 등으로 도시락이 각광받기 시작했다"며 "최근 집밥열풍이 불면서 어머니가 해준 밥에 대한 향수로 도시락을 찾는 이들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News1

실제 국내 도시락 시장은 국민 엄마로 불리는 김혜자 씨를 모델로 한 '김혜자 도시락'이 출시되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밥과 반찬으로 꾸며진 도시락에서 2011년 GS25가 기존 도시락보다 1000원 정도 비싸지만 알찬 구성으로 도시락을 선보이면서 기존의 틀을 탈피하시 시작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직장인, 대학생은 물론 중고등 학생들로 소비층이 확대됐다. 

그러자 세븐일레븐은 엄마가 아닌 여동생이 싸주는 도시락이라는 콘셉트로 나이가 어린 걸그룹의 멤버 혜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어 2014년 11월에는 서울 강남지점을 도시락 카페로 바꿔 편의점을 '도시락 먹으며 수다떠는 공간'으로 변모를 시도했다. 

후발주자인 씨유는 사업가 백종원 씨와 제휴한 집밥 도시락을 출시했다. 집밥 콘셉트를 강조하기 위해 나물, 전 등 집 반찬구성과 도정 후 1~3일 이내의 햅쌀 사용, 식품첨가물과 조미료는 넣지않는 등의 차별화를 꾀했다. 

이에 질세라 중견 도시락 업체와 대형마트 등은 고급화와 고가 전략으로 대응했다. 본도시락은 명이나물, 오리고기, 키조개 관자, 더덕 등을 재료로 사용한 1만원대의 고급상품군으로 차별화를 시도했고, 홈플러스는 쌀을 식어도 굳지 않는 '고시히카리'로 교체했다. 

아웃백은 캠핑족에게 어울리는 상품을 개발했고, AM푸드는 아침식사 배달도시락 전문업체로 맞벌이부부를 사로잡았다. 풀무원과 덴다옥은 다이어트식 전문 도시락업체로 틈새시장을 비집고 들어왔다. 

업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현재 도시락은 끼니를 때우는 대용식이 아닌 영양, 집밥, 요리 등의 복합적인 매력이 합쳐진 잘 차려진 식사로 등극했다. 3000~4000원대의 가격으로 7000원 이상의 제대로 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느낌과 공원나들이, 산책, 캠핑 등 자연 속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처럼 밥에 반찬을 더하는 도시락 개념은 동양권에만 존재하는 문화로 저장용기가 개발된 근세 이후에 탄생하기 시작했다. 동양권에서도 종류나 맛, 가격 면에서뿐 아니라 사회전반의 문화에 두루 영향을 미칠 정도로 발달된 나라는 단연 일본이다. 

과거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경기침체기를 거치면서 도시락 문화가 크게 발전하면서 지금은 일본 고유문화로 상품화됐고, 기차도시락(에키벤), 항공도시락(소라벤), 일반 도시락(벤또) 등 생활습관에 따라 상품군도 다양하다.

이 가운데서도 에키벤은 도시락 문화 강국인 일본에서도 가장 정점에 있는 식사이자 문화상품이다. 에키벤은 '그 지방 토지의 역사를 배경으로 특산품이나 농산품을 이용해 만든 것'으로 정의내릴 수 있다. 에키벤들은 쌀에서부터 식재료가 모두 지역의 특산물로 만들어 재료만 봐도 어느 지역의 것인지 유추가 가능할 정도다. 

이 연구관은 "우리가 에키벤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역의 역사와 풍습, 지역의 특산물(로컬푸드), 향토음식이 결합한 형태이기 때문"이라며 "계절별 제철재료를 사용했을 뿐 아니라 역사적 인물, 사건, 주변명승지, 지역을 대표하는 문인, 화가 등을 결합시킨 문화상품"이라고 설명했다.

© News1


예를 들어 일본 어획량이 1위인 최북단 홋카이도를 가면 앗케시역의 '굴밥'과 쿠시로역의 '대게초밥'을 맛볼 수 있다. 라멘으로 유명한 삿포로역은 이시카리연어밥과 민물송어초밥도 빼놓을 수 없는 특산 도시락이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도쿄역에는 최고, 치킨, 후카가와 등 재미있는 이름의 도시락이 즐비하다. 최고도시락은 광천수로 쌀을 씻어 밥을 짓고, 최고급 육류와 해산물을 이용해 만드는 우리 돈 10만 원이 넘는 도시락이다. 후카가와도시락은 바지락, 대합, 바카가이(토종 조개)의 국물로 지은 밥과 도쿄만의 생선을 같이 즐기는 도시락이다. 

요코하마역에는 하루 1만7000개가 팔리는 슈마이벤토가 있으며 이 도시락은 슈마이(딤섬), 구운생선 그리고 카라아게로 구성돼 있다. 

이처럼 에키벤이 여타 도시락과 차별되는 점은 가장 대중적인 교통수단과 식문화, 관광, 지역의 농산물, 상업성이 모두 녹아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에키벤과 같은 히트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초에서부터 많은 연구역량이 집중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연구관은 "향토음식, 종가음식 등에 대해 연구된 지식을 사업적인 목적이 아닌 지역발전차원의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국가연구개발 기관 중심의 연구가 중요하다"며 "유명 쉐프, 문인, 화가, 작가, 만화가 등의 재능기부와 이를 소득과 연결시킬 수 있는 유통업계의 참여도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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