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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개통 1년] 호남선 KTX 끊긴 광주역 '풍비박산'



<호남선 KTX 개통 1년을 이틀 앞둔   31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역 역사 안 대합실에 한 명의 승객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2016.3.31/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사람이 거의 없는데 무슨 기차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밤이면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은 모습이라니까요."


호남선 KTX 개통 1년을 이틀 앞둔 지난달 31일 오후 광주역을 찾았다. 

완연한 봄 날씨였지만, 역사 안 대합실은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 역 앞 도로는 버스와 택시가 이따금씩 지나갈 뿐 사람들의 발길은 뜸하기만 했다.

역 주변의 식당과 카페, 호프집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불꺼진 가게 안에는 주인을 기다리는 우편물들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이곳에서 12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조모씨(67·여)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조씨는 "작년 호남선 KTX 개통 이후 광주역을 찾는 사람이 없어 월 매출이 70%나 줄었다"며 "광주역에 KTX가 들어올 것이라고 말하던 정치인과 광주역을 리모델링한 코레일을 믿은 상인들이 바보였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광주역에 사람이 없어 역사 안에 정수기마저 없어졌다"며 "손님 맞을 마음도 없는 걸 보면 이렇게 시간을 끌다 (광주역을) 폐쇄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해 호남선 KTX 정식 개통 이후 고속철도가 광주역이 아닌 송정역만 경유하게 되면서 광주역 인근의 상권은 '철저'하게 무너지고 있었다. 

말을 이어가던 조씨가 갑자기 건너편에 있는 폐업한 식당으로 손을 이끌었다.

광주역에서 40년 넘게 자리를 지킨 '터줏대감' 같은 식당이었다고 한다. 이 식당은 지난해 5월 매출부진으로 결국 문을 닫았다고 조씨가 설명했다.

호남선 KTX 개통 1년을 이틀 앞둔  31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역 역사 앞 식당이 임대를 내놓고 있다. 2016.3.31/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폐업한 식당 앞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정자에는 그나마 문을 열고 있는 역 주변의 상인들이 모여 괴로움을 토로하고 있었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모씨(58·여)는 "이제 광주역을 떠나야 될 때가 온 것 같다"며 "다음달이 계약만료인데 가게 문을 열어봤자 전기세도 안나온다"고 했다.

김씨는 "시청, 구청, 지역구 의원들을 쫓아가 하소연을 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며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자기를 뽑아달라고 하면서 상인들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주는 정치인은 한 명도 없다"고 푸념했다.

구둣방을 운영하는 박모씨(62)는 송정역에만 KTX를 정차하도록 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박씨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무슨 기차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밤이면 진짜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다"며 "KTX가 들어오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역 주변 상인들은 8월 개통 예정인 수서발 KTX가 광주역에 정차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기차가 역에 들어오는 것 외에 뚜렷한 해결책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자 노숙자들도 송정역으로 자리를 모두 옮겼다는 후문이다.

한때 지역을 대표하며 만남과 이별, 그리고 주민들의 삶이 있었던 광주역사가 옛 영화를 되찾을 지 아니면 세월의 흐름과 변화에 따라 폐쇄의 길을 걸을지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호남선 KTX 개통 1년을 이틀 앞둔  31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역 역사 앞이 지가는 사람 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6.3.31/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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