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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교수, 경영·인문·과학 정통해 식품회사 성격과 맞아"
풀무원도 박종원 교수 18년째 사외이사 선임…빙그레·오리온은 교체
국내 주요 식품회사들의 주주총회가 한창인 가운데 농심 등 수십년동안 특정인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있는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특정 인물이 한 기업의 사외이사직을 20년 이상 수행하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국내에서는 농심이 최초다.통상적으로 사외이사는 기업에 대한 조언과 감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장기간 연임될 경우 회사 사정을 잘 알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거나 경영에 영향을 미칠 만한 조언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반면 회사와의 오랜 관계로 인해 감시자 역할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농심, 21년째 윤석철 교수 사외이사 선임…역대 최장수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달 18일 제52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윤석철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의 사외이사 재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사외이사에 재선임된 윤 명예교수는 외환위기 후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로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한 1998년부터 농심과 인연을 맺어왔다. 이번 재선임안 통과로 윤 교수는 최장수(21년) 사외이사라는 기록을 세웠다.윤 교수는 한양대학교 경영대 석좌교수를 맡고 있으며 국내 경영학계에서 실력자로 꼽힌다. 국내 기업들이 경영학 전공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20년 이상 한 경영학 교수와 사외이사 관계를 유지한 사례는 없다.농심이 많은 경영학자 중에서도 윤 교수를 21년째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은 윤 교수로부터 식품업체에 특화된 조언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윤 교수는 경영학자로서는 특이하게도 과학과 인문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거나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윤 교수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과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3년에는 제21회 정진기언론문화상 경제경영도서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2011년에는 '삶의 정도'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이 책은 철학과 학문세계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2010년에는 '윤석철, 문학에서 경영을 배우다'라는 책을 통해 인문학과 경영학이라는 두 가지 분야를 하나로 연관지어 설명하기도 했다.식품회사인 농심 입장에서는 회사를 꾸려나가는 데 있어서 과학과 감성(인문학), 경영 등의 요소가 골고루 필요하다. 이에 따라 과학과 인문학, 경영학 등에 정통한 윤 교수의 조언이 가장 적절하다는 설명이다.농심 관계자는 "윤 교수는 단순한 경영학자가 아니고 다방면으로 정통한 인물이어서 식품회사에 필요한 조언을 주는 데 최적화 돼 있다"며 "사내 정책이나 경영 방향 등을 논의할 때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풀무원, 18년째 한 사외이사 선임…남양유업도 12년풀무원은 18년간 사외이사로 재임한 박종원 고려대학교 교수를 재선임했다. 박 교수는 풀무원이 종합식품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브랜드 다양화 필요성 등의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남양유업의 경우 2007년부터 현재까지 국세청 출신인 이해룡 세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있다. 이 세무사는 현재 본인의 성명을 본뜬 '이해룡 세무회계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남양유업은 이 세무사를 사외이사로 두고 회사 재무 상태 등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다.남양유업은 25일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다. 아직까지는 사외이사 재선임 건이 상정 안건으로 등록만 돼 있는 상태지만 전례 등에 비춰봤을 때 이변이 생길 가능성은 적다.반면 빙그레는 최장수 사외이사로 꼽혀온 최연 홍익대학교 교수를 재선임하지 않기로 했다. 최 교수는 지난 17년동안 빙그레의 사외이사직을 맡으며 농심의 윤 교수와 함께 최장수 사외이사로 꼽혀왔다.오리온도 지난 12년 동안 사외이사직을 수행해 온 오재욱 변호사를 재선임하지 않기로 했다.사외이사는 기업이 경험이나 전문적인 지식 등을 얻기 위해 선임하는 제도다. 회사로 출근하지 않는 비상근 형태로 이사회 및 경영진에게 직접적으로 조언하거나 제언, 만류하는 역할을 한다.사외이사직을 장기간 유지할수록 기업의 사정에 대해 자세히 알게돼 보다 현실적이고 도움이되는 조언을 할 수 있다. 다만 사외이사와 회사가 지나치게 가까워질 경우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지 못하는 역기능이 생기기도 한다.식품업계 관계자는 "특정 인물을 장기간 사외이사로 선임한 회사는 감시자로서의 역할보다 제3의 경영자 역할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